[인터뷰] 정해인 "'D.P.' 소재, 가볍게 바라볼 수 없었다"(종합)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정해인은 늘 정장을 곱게 차려입고 인터뷰 테이블에 앉는다. 정갈하게 맨 넥타이에 반짝이는 구두까지, 단정한 차림으로 인사를 전하는 그에게 절로 눈길이 간다. 배우 대부분이 캐주얼한 차림으로 기자들과 마주 앉곤 하지만 그는 다르다. 정장을 입은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묻자 “인터뷰 자리에 격식을 갖추고 싶었다”며 허리를 세웠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진행된 비대면 인터뷰에도 그는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도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앉았다. 무시무시한 작품이 무색할 만큼 선한 에너지가 공기 가득 전해졌다.
정해인은 1일 오후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인터뷰에서 "실제 군 복무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연기에 참고했다"고 말했다.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안준호(정해인 분)와 한호열(구교환 분)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누적 조회 수 약 1,000만 뷰 이상을 기록한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이 원작이다. 연출은 '차이나타운'의 한준희 감독이 맡고, 원작자 김보통 작가와 한 감독이 공동 각본을 담당했다.
작품은 지난달 27일 넷플릭스 공개 후 국내 1위,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14개국에서 오늘의 TOP10에 이름을 올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정해인은 “넷플릭스에 들어가면 첫 화면에 내 얼굴이 나와 신기하다. 해외 반응에 대해 들었는데 얼떨떨하다”며 “주변 동료 배우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축하 연락이 온 적은 처음”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군대는 작은 사회의 축소판이 아닌가. 해외에서도 그런 점에 공감하지 않았나 싶다”고 바라봤다.
한준희 감독과의 첫 미팅을 떠올리며 그는 “감독님과 첫 미팅 자리에서 저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썼다고 하셨는데 그게 느껴졌다. 무조건 해야 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독님과 제작진이 큰 믿음을 주셨기에 고민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극 중 군무이탈 체포조 조원이 된 이병 안준호 역으로 분한다. 준호는 조용하고 침착하지만 다소 융통성이 부족한 청년으로, 관찰력과 끈기를 눈여겨본 탈영 담당관에게 차출되어 D.P.가 된다.
실제 군 복무 경험이 배역을 표현하는데 자양분이 됐다. 그는 “군 생활 경험이 많이 녹아들었다. 걸음걸이, 관물대를 정리하는 법, 군화 손질, 선임을 대할 때 자세 등 내 기억을 돌아보며 연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등병은 군대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관등성명을 대는 장면을 놓고도 고민했다. 실제 저는 ‘이병 정해인’을 크게 외쳤지만, 안준호는 어느 정도의 목소리 톤과 볼륨을 내야 할지 고민했다”고 했다.
복무 당시에는 군무이탈 체포조의 존재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다고. 정해인은 “헌병대에서 형사 같은 군인이 있다는 정도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들은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D.P.’는 김보통 작가가 실제로 군 복무 당시 탈영병 체포조 보직을 수행하면서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웹툰을 각색한 작품이다. 정해인은 가볍게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2014년 실제 군에서 사건 사고가 잦았다. 촬영하며 그런 부분을 계속 염두에 뒀다. 절대 가볍게 연기해서는 안 될 작품이기에 고민하고 신중하게 잘 풀어내야겠다고 느꼈다. 군 복무 당시에는 이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누가 탈영했대’, ‘안 들어왔대’ 정도로 이야기하며 넘기곤 했지만, 작품을 통해 그들이 왜 탈영이라는 선택을 해야 했는지 들여다보게 됐다. 어려운 결정이었기에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봤다.”
안준호는 갓 입대해 군 생활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D.P.에 차출되지만 빼어난 눈썰미와 남다른 추리력으로 탈영병 추적에 재능을 보이며 점점 D.P.로 성장해간다. 여유롭고 능글능글한 상병 조장 호열은 준호와 난감한 상황에서 빛을 발하며 호흡을 맞춰간다. 콤비로 호흡을 맞춘 정해인과 구교환의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는 “구교환과 저 모두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지만 친해지기 어렵지는 않았다. 둘 다 선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이라 잘 맞았다. 촬영장에서도 상대 배우를 존중하고 배려했다. 저 역시 그렇게 존중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촬영하며 둘 궁합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했는데 관계가 잘 나온 거 같아서 뿌듯하다. 밸런스가 잘 맞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정해인은 ‘D.P.’를 만나 성장했다고 했다. “작품을 통해 제 안의 또 다른 기질을 발견했다. 누구나 그렇듯 제게도 우울함이 있다. 그 감정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됐다. 모든 작품과 현장을 통해 많이 배우는데, ‘D,P.’ 또한 제게 큰 가르침과 메시지를 안겨준 작품이기에 한 발짝 성장했다고 느낀다.”
시즌2를 볼 수 있을까. 정해인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시즌1에서의 좋은 에너지가 시즌2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바란다”며 “얼핏 감독님과 작가님께 물어보니 대본을 쓰고 있다고 하더라. 저희는 완성된 대본을 받아보고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준호는 다음 시리즈에서 어떤 모습일까. 그는 “계급이 오르지 않을까. 후임이 들어올 테니 관련 에피소드도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라며 웃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사진=넷플릭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