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도로에 전날 사망한 오토바이 라이더를 추모하는 국화꽃 등이 놓여져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도로에 전날 사망한 오토바이 라이더를 추모하는 국화꽃 등이 놓여져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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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서 배달하던 오토바이 라이더가 대형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유족이 악성 댓글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은 28일 성명을 내고 "선릉역 오토바이 라이더가 사고가 난 지 3일째다. 그러나 유가족은 마음껏 슬퍼하기가 어렵다. 기사도 보지 못한다. 악플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 따르면 고인의 어머니는 라이더 관련 소식을 뉴스에서 꼭 챙겨봤다. 아들의 직업이 배달 라이더이기 때문이다.


또 수많은 배달 사고 소식을 뉴스로 접할 때마다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던 어머니는 선릉역 사고를 보고도 아들에게 전화했다.

하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고 이후 문자도 보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서비스노조는 "이것이 바로 선릉역에서 사고가 난 라이더 어머니가 자식의 죽음을 접한 과정"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가 라이더 사망 당일, 사고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어머니가 아들인 라이더에게 보낸 전화와 메시지 내역을 공개했다. [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제공]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가 라이더 사망 당일, 사고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어머니가 아들인 라이더에게 보낸 전화와 메시지 내역을 공개했다. [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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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서비스노조는 사고 당일 유족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전화 발신 내역에는 어머니가 아들에게 오후 4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한 시간꼴로 통화를 시도한 흔적이 담겼다.


또 어머니는 전화를 받지 않는 아들에게 "전화 안 받네. 내일 백신 맞는다면(서) 어디갔냐"라는 메시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아들은 오전에 배달하다 화물차에 치여 숨진 뒤였다.


고인의 동생은 이날 서울경제를 통해 "(오빠는) 79년생이고 열심히 살았다. 코로나19 사태로 다니던 직장이 문을 닫아 쉬다가 배달이 힘들지만 돈벌이가 된다며 올해 3월부터 시작했다"며 "저희가 너무 걱정돼서 하지 말라고, 꿈자리 사납다고 계속 걱정했다. 그때마다 괜찮다고 했다. 오빠도 조심히 다닌다고 했는데 결국 이런 사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빠 기사를 못 보고 있다"며 "주위에서 고인에 대한 악플이 너무 많아 우리가 괴로울 거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인의 오토바이 운전이 미숙하지 않았다며 "사고가 나서 연락받은 적도 한 번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서비스노조는 "라이더의 최소한의 안전망인 '배달 오토바이 공제조합 설립'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공제조합을 통해 저렴한 보험료, 의무 유상보험, 안전교육, 배달 교육 등을 책임지고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인과 같은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제도를 개선하고 자정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6일 오전 11시 30분께 선릉역 근처 교차로에서 배달 오토바이를 몰던 40대 라이더 A씨가 23t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A씨가 화물차 바로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치여 숨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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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에서 60대 화물차 운전자는 신호가 바뀌어 출발했는데, 운전석이 높아 앞에 있던 오토바이가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수미 인턴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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