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경기개선에 맞춰 금리정상화…잠재성장률 2%대로 떨어져"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 2%대 수준으로 떨어져
"현 상황 부채함정 빠졌다 볼 수 없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앞으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경기 개선 정도에 맞춰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누적된 금융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첫발은 뗀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주열 총재 주재로 서울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50%에서 0.75%로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은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며, 직전 0.50%로 동결된 이래 15개월 만이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
-이번 금리 인상으로 금융 불균형 위험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는지.
▲이번 조치 하나로 금융 불균형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금융 불균형은 저금리 외 다른 요인들도 같이 작용했다. 오랫동안 누적된 금융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다른 정책들도 같이 뒤따라야 한다. 가계대출 증가와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감독당국의 거시건전성 규제가 강화된 것도 사실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을 큰 폭으로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차입에 의한 수익추구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규제가 지금보다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저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같이 있다면 거시건전성 정책 효과는 제약될 수밖에 없다. 거시건전성 정책과 함께 통화정책 대응도 동반돼야 할 시점이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더라도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경제 주체들의 차입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위험 선호 성향을 조금은 낮출 수 있다. 가계대출 증가·주택 가격 상승을 둔화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집값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정부의 주택 정책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택 수급 상황이다.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정책의 접근도 필요하겠지만, 여러 가지 정부의 정책이 같이 효과적으로 추진돼야한다.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은 경기 회복, 물가 상승 압력 상승, 금융 불균형 누적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다. 앞으로 금리 수준은 경기 개선에 맞춰 점진적으로 조정돼야 한다.
-부채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에 동의하나.
▲부채 함정은 금리를 올렸을 경우 이자 부담이 과도해지거나 소비·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을 말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소비 부분 기복이 있긴 하지만, 경제주체의 소비는 기본적으로 늘어날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파악했다. 가계저축률, 투자 활동 호조 등을 감안하면 부채 함정에 빠졌다고 보긴 어렵다.
-정부의 고점 경고에도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원인은 무엇인가.
▲수도권 지역의 주택 가격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과거 집값 수준, 다른 나라와의 비교 등 여러 가지 잣대로 주택 수준을 평가해보면 분명히 최근 단기간에 급등해 상당히 고평가 된 것 아니냐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 집값 상승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완화적 통화정책이 오래된 것도 있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 수급요인 등이 영향을 미쳤다. 서로 상이한 것들이 상호 복합 작용한 결과이므로, 어느 정도 조정돼야 정상화라는 판단도 하기 어렵다.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시준은행 대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은행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응을 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도 시차를 두고 상승하게 될 것이다. 차입에 의한 자산 투자 수요를 제약하게 될 것이다. 과도한 민간신용 증가세를 완화하는데 일정 부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모든 것을 좌우하지는 않지만, 차입 수요 억제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리 인상이 소비·투자를 위축시켜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있다.
▲금리를 인상하면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효과는 당연히 있다. 하지만 지금의 금리 수준은 여러 가지 경우를 보더라도 여전히 완화적이다.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다. 실물경제의 기조적 흐름에 변화를 줄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다.
-잠재성장률 막기 위한 구조개혁은 어떻게 해야 하나.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 수준은 2%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3년 전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2.5%로 전망했는데, 다시 추정해보니 2.2%로 낮아졌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고용시장 악화, 서비스업 생산성 저하, 인구구조 등이 주된 하락 요인이다. 이전 추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코로나가 남긴 상흔 효과를 빨리 최소화하는 게 급하다. 신성장산업을 지원하고, 기업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 투자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잠재성장률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여성과 청년의 경제활동을 높이기 위한 각고의 노력도 필요하다.
-0.75%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보는지.
▲경기와 물가를 감안했을 때 현재의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다. 실질 기준금리는 큰 폭의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여러 가지를 감안해보면 실물경기에 제약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중립금리 수준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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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않겠지만 지체해서도 안되겠다는 뜻이다. 금리 추가 인상의 변수는 앞으로 진행될 코로나 상황이다. 코로나 상황이 바뀐 후,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예상했던 성장경로가 그대로 진행되는지를 봐야 한다. 또 미 연준(Fed)의 정책 변화 등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금융 불균형 상황 전개 등도 고려할 것이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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