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 정말 미안해" 치솟는 집값 '영끌' 대출도 막혀…서민들 '한숨'
무주택자들 대출 규제로 '영끌 내 집 마련' 사실상 막혀
자고 나면 오르는 집값 어쩌나 '전전긍긍'
"서울은 물론 경기 등 수도권에 빌라까지 다 올라" 한숨
전문가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상승…외곽 아파트 가격 상승세 이어질 것"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집 없는 사람 처지에서 정말 숨이 턱턱 막히네요."
집값 상승이 연일 지속하면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는 "부동산 때문에 와이프랑 또 한판 했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어제 새벽 2시까지 5년 전 집 사자고 했을 때 왜 안 샀냐면서 미친 듯이 혼나고 스트레스 때문에 새벽 6시까지 잠 못 잔 중년입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런가 하면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아등바등 일하고 있는 자식에게 안쓰러운 마음을 건네는 부모들도 있다. 경기권에 거주하고 있는 한 50대 중반 직장인 김 모씨는 "아들 딸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식들이 돈도 잘 안쓰고 청약 적금 붓는 등 필사적으로 돈 벌고 있는데, 매일 일어나보면 집값은 벌써 저 멀리 도망가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도대체 하루가 다르게 뛰는 집값을 우리 같은 서민들이 무슨 수로 잡을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자고 나면 또 올라…도대체 얼마나 오르나
서민들의 푸념과 같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값의 올해 누적 상승률이 11%를 넘어섰다. 지난 20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1~7월까지 누적 11.12% 급등했다. 부동산원이 2003년 12월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1~7월까지 매달 1% 넘게 상승했다. 1월 1.12% 상승을 시작으로 2월 1.71%, 3월 1.40%, 4월 1.33%, 5월 1.21%, 6월 1.53%, 7월 1.64%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으로 매달 1%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 집값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다. 경기 동두천시 아파트값은 올해에만 35% 이상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동두천시 아파트 3.3㎡당 평균 매맷값은 올해 1월 622만2000원에서 7월 842만7000원으로 35.4% 상승했다.
또 같은 기간 안산시는 1332만9000원에서 1777만4000원으로 33.4% 상승했고, 시흥시는 1156만6000원에서 1539만5000원으로 33.1%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주택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되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상승하자 더 늦기 전에 내 집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만큼, 경기도 외곽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매매가와 전세금이 한 달 만에 30% 가량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을 중심으로 빌라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아파트에 이어 빌라도 오름세…전국 평균 매매 한 달 만에 16% 상승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매매가와 전세금이 한 달 만에 30% 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서비스하는 스테이션3가 부동산원의 연립·다세대(빌라) 평균 매매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은 3억4629만원으로 전달보다 28.1% 올랐다. 전국 평균 매매가는 2억214만원으로 한 달 만에 16% 상승했다.
시·군·구 권역별로 보면 서울 강북 도심권(종로·중·용산구) 빌라 매매가는 4억9013만원으로 전달보다 37.9% 올랐다. 강남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과 서남권(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 빌라 매매가도 각각 5억547만원, 2억9015만원을 기록하며 33.7%, 32.1% 상승했다.
전셋값도 올랐다. 서울 빌라의 7월 평균 전셋값은 2억4300만원으로 전달보다 31.5% 상승했고, 강북 도심권은 3억4642만원으로 56.9%, 강남 동남권이 3억5486만원으로 42.1% 치솟았다.
강북 서북권(2억1012만원, 은평·서대문·마포), 동북권(1억9476만원,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은 각각 21.0%와 21.1% 상승했다. 종합해서 전국 평균 전셋값은 1억3791만원으로 15.5% 올랐다.
서울 빌라 평균 매매가와 전셋값 월간 상승률의 이전 최고치는 2017년 12월로, 각각 12.1%와 23.4%였다. 관련해 부동산원은 이같은 급등 값 배경에는 표본 재설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연립·다세대의 월간 표본이 6350가구로 이전과 규모가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모집단에 새로운 표본을 추출하며 매매가와 전셋값 변화폭이 커졌다고 밝혔다.
다방 관계자는 "아파트를 따라 빌라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보는 수요자들의 기대감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빌라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난에 따라 전세 수요가 불어나면서 매매가를 지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영끌 내집마련' 막는 대출규제…무주택자들 '한숨'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부동산값 안정을 위해 강력한 대출규제에 나섰다. 가계부채를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무주택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그야말로 숨 막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계부채 성격 자체가 집값이 더 오를까 봐 빚내 집 사고, 울며 겨자 먹기로 빚내 전세금 마련하느라 빚어진 결과지만, 일괄적인 대출규제로 인해 내 집 마련 계획 자체가 사라져버렸다는 불만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오는 11월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SC제일은행도 주담대 상품인 '퍼스트홈론' 중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은행연합회가 발표하는 기준금리로 삼는 상품의 신규 취급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4월 각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대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각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총량관리에 들어갈 것을 주문했다. 여기에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도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 연봉 수준으로 제한해 달라고 요구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출중단을 단행하는 은행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해 금융당국은 "농협은행 등의 주담대 등 취급중단 조치는 당초 농협은행이 갖고 있던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상황에서 계획 준수를 위해 취한 조치"라며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회사들은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아직 여유가 많이 남아있어 대출 취급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화에 나섰다.
한편 연일 치솟는 집값과 대출규제 등으로 서민들의 한숨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의 절반 가량이 올해 하반기에도 전국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24일 나왔다.
이날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시장 조사분석'에 따르면 지난 5월 일반가구 6680가구, 중개업소 2338개소를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주택가격 전망을 물은 결과, 이 중 절반 이상은 '다소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반가구 중 49.6%는 올해 하반기 집값에 대해 '다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화없음'이라고 답한 일반가구는 39.5%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다소 상승'을 전망한 응답자는 인천이 59.3%, 경기 53.4%, 서울 51.6% 등으로 집계됐다. '다소 상승' 응답률이 낮았던 지역은 경북(35.5%), 전남(36.7%), 세종(37.5%) 등이다. 특히 세종은 '다소 하락' 응답률이 15.0%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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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 역시 43.8%가 전국기준 올해 하반기 집값이 '다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 '다소 상승' 응답률은 인천(60.0%), 강원(55.0%), 대전(53.3%) 순으로 집계됐다. 대구(38.2%), 세종(26.3%), 울산(23.5%) 등에서는 '다소 하락' 응답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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