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법개정안, 신산업 혜택 집중…한계기업 세제 지원 부족"
재계 "조세 형평성·양극화 현상 고려한 세제지원 필요"
코로나19 피해업종 법인세 이월 결손금 공제한도 확대
해외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제 적용 국가 확대 철회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재계가 정부의 올해 세법개정안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피해 상황이나 급변하는 해외시장 불확실성 등 당장 우리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디테일하게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 세제지원 확대 내용이 포함됐지만 반도체·배터리 등 일부 신산업에 한정됐을 뿐 당장 생존을 걱정하는 한계 업종에 대한 세제지원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2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2021 세법개정안 의견서’의 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피해업종 세제 지원 확대, 해외 진출 기업의 불합리한 세부담 증가 완화, 대기업 집단 중소기업의 추가 과세 완화 등 ‘형평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우선 한경연은 항공, 외식·숙박, 소비재기업 등 코로나19 피해 업종에 대해서는 ‘법인세 이월 결손금 공제한도’를 한시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결손금 이월공제는 특정 연도에 기업에 손실(결손금)이 발생한 경우 해당 결손금을 최대 15년 이내에서 다음 연도로 이월해 소득 공제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우리나라는 사업연도 소득의 60% 한도 내에서 결손금 이월공제를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미국은 소득의 최대 80%까지 기간의 제한없이 이월공제를 허용하고 있으며 캐나다와 호주의 경우 별도의 공제한도가 없다. 한경연은 해외 국가들과 조세 형평성을 맞추고 코로나19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해 2024년까지 해당 한도를 100%까지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해외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의 세부담을 늘리는 개정안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정 외국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제도’의 적용 국가 확대를 철회해줄 것을 건의했다. 현행법에서는 국내 기업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해외현지법인 사내 유보 소득의 일부를 배당금으로 간주해 법인세를 과세하고 있다.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소득을 남겨두는 방식으로 조세를 피하려는 꼼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정상적인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해외에 투자한 기업까지 세부담이 늘어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해당 제도는 법인세부담률 15% 이하인 국가에만 적용됐는데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으로 17.5% 이하 국가까지 범위를 넓혔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15~18% 사이인 싱가포르(17%), 홍콩(16.5%) 등에 진출한 현지법인들의 세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밖에도 대기업 집단 소속이라는 이유로 중소기업에 이중 세부담을 지우는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지원금으로 산정돼 세제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공사부담금 투자세액공제’, 해외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지원 확대가 시급한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등이 개선돼야 할 법안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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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수출 기업 위주로 실적 반등이 나타나는 반면 항공, 외식·숙박 등 대면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업 경기 회복에도 업종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업종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세제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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