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잡아라" 김종인, 또 광주行… "5·18 영령께 사죄"
'무릎 사죄' 1년 만에 다시 참배…'킹메이커' 역할론 재부상
金 "호남 대한 관심 계속하면 국민의힘 지지율 다시 오를 것"
"무릎 꿇고 난 뒤 역사 왜곡 앞장섰으면서…"대학생들 버럭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조형주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호남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무릎사죄'에 이어서 19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을 참배했다.
호남 출신의 정운천 의원(국민통합위원장)과 당내 '스피커' 역할을 하는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 등도 함께했다.
지난 4·7 재보선 이후 김종인 비대위 지도부 체제가 막을 내렸지만, 현역 의원과 함께 동서화합의 광폭 행보를 보인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5·18민주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을 들어서서 '5·18 민주화정신이 참된 민주 선진 대한민국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라고 방명록을 남겼다.
어두운 남색 양복 차림에 검은색 넥타이, 하얀 예식 장갑을 낀 그는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추모탑 앞에 서 헌화와 분향을 했다.
엄숙한 표정을 유지한 채 묵념까지 한 후 박현숙·전재수 열사의 묘를 차례로 참배하며, 이들이 어떻게 희생됐는지 시설 관계자의 설명을 들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에 막 취업한 박 열사는 관을 구하러 나섰다가 계엄군의 집단 발포로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초등학생이었던 전 열사는 친구들과 밖에서 놀고 있는 와중에 퇴거하던 군인들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었다가 총탄이 날아 왔다. 급하게 도망가다가 형이 사준 고무신이 벗겨졌고, 이를 다시 주우려다가 총을 맞고 사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1년 전 여기 와서 그동안 국민의힘 전신 정당들이 제대로 표현을 하지 못했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공식적인 사죄를 하는 계기로 삼았다"며 "오늘이 1년이 되는 날이어서 다시 한번 찾아야겠다 싶어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호남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도 언급했다.
그는 "지지율 변동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갖고 보지 않았다"며 "지지율 변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국민의힘이 호남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동안 했던 것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지지율의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참배를 마친 후 김 전 위원장은 국립묘지 내 회의실에서 김영훈 5·18 유족회장, 양관석 부회장, 박현옥 사무총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장을 내려 놓으면서 국민의힘에서 역할은 다했다"고 말했지만 이번 방문을 두고 대선 정국에서 중책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지지율이 내려가고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하다는 시선이다.
또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전통적으로 영남은 상수고, 호남은 변수다. 민주당의 텃밭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권 교체를 위해선 전략적인 '좌클릭' 정책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때문에 대선 7개월을 앞둔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의 이번 방문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설명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이 야권에 가지고 있는 상징성은 중도 확장이다. 그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행보가 광주로 가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인사들 중에서 김 전 위원장 만큼 지지율을 받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선 정국에서 김 전 위원장이 중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임 고문이나 선대위원장 등 중책을 맡을 수도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야권 대장주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근 만남을 가진 김 전 위원장은 보수의 불모지인 '호남' 공략에 나서면서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김 전 비대위원장이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자리에는 광주전남 대학생 5·18 동아리 '오월빛' 회원들이 "김종인 물러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신혜선(22·여)씨는 "오월 정신을 기리겠다며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5·18 역사왜곡 특별법에 필리버스터 신청을 고려하지 않았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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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식(22)씨도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이맘때 오월 영령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역사 왜곡 잡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국민의힘은 역사왜곡에 앞장서고 모순되는 행동을 반복해 왔다"고 주장했다.
호남취재본부 조형주 기자 ives08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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