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입지자들 무분별한 현수막 게첨…민원 폭주

‘현수막 정치’에 골머리 앓는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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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김한호 기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입지자들의 ‘현수막 정치’로 인해 전북 지자체가 매번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들이 각종 기념일이나 명절 때마다 무분별하게 현수막을 게첨하면서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폭주하는 민원에 대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철거에도 만만치 않은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수막에 대해 정작 유권자들은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입지자들의 대면접촉이 어려워지면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제76주년 광복절을 맞아 최근 전북 지역에서는 내년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정치인들의 현수막 게시가 기승을 부렸다.

유동인구나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은 물론 도로변, 인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게시되면서 주민들은 눈쌀을 찌푸리고 있다.


현수막은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거나 코로나19 장기화를 맞아 국민을 응원하는 문구로 채워졌다. 하지만 대부분 현수막에 자신의 사진과 직위, 경력을 넣으면서 결국은 인지도 올리기를 위한 수단일 뿐으로 보인다는 게 유권자들 대다수의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 선출에 참여해달라는 현수막까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이러한 ‘현수막 정치’는 코로나19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부쩍 성행하고 있어 지자체들은 주민들의 민원 폭주에 시달리기도 하는 실정이다.


곳곳에 게시된 정치인들의 현수막 때문에 보행자가 불편하고 사고 위험에 노출되며, 운전자의 시야까지 방해한다는 것이 민원의 내용이다.


완주군 한 면사무소 관계자는 “각종 기념일마다 정치인들이 내건 현수막을 당장 철거해 달라는 주민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평소의 2~3배에 이르는 민원에 응대하다 하루가 지나갈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완주군은 광복절 연휴가 끝난 지난 17일 현수막이 집중 게시된 봉동읍과 삼례읍, 이서면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현수막 철거에 나섰다.


이같은 사정은 전주시 등 여타 지자체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완주군 등 전북 지자체의 환경부서는 벌써부터 다음달 추석 연휴가 걱정이라고 토로한다. 지방선거 입지자들의 ‘현수막 정치’가 또 한 번 극성을 부릴 것이 불 보듯 뻔한 탓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도 현수막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항의에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적잖은 현수막이 도로변에 게시되면서 아이들의 통행을 방해하거나 다치게 한다며 즉각적인 철거를 요구하는 항의가 압도적으로 많다.


전북도당 관계자는 “유권자의 항의가 많이 들어와 곤혹스럽다”며 “내년 선거를 준비 중인 당원에게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얼굴 알리기에 안달인 그들의 심정도 무시할 수도 없어 고민이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한 입지자는 “정치 신인일수록 유권자에게 얼굴과 이름을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이 제한된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현수막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67조에는 ‘후보자는 선거운동을 위해 해당 선거구안의 읍·면·동 수의 2배 이내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입후보 예정자의 현수막 게첨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상태다. 다만, 선거일 180일 이전까지의 현수막 게첨은 선거 관련 내용이 없어야 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던 지난 2020년 발생한 폐 현수막 중량은 총 1739t에 달한다”며 “자원낭비도 문제지만, 유권자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인 만큼, 무분별한 ‘현수막 정치’ 대신 SNS 등을 통한 인지도 제고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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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호남취재본부 김한호 기자 stonepe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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