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 않는 가계대출…금융당국, 추가 규제 고심(종합)
내일 TF 회의서 대책 논의…2금융권 DSR 낮출 수도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노력에도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추가 규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당국이 2금융권의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1금융권 수준으로 낮추는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8일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제2차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논의한다.
도 부위원장이 지난달 15일 1차 회의에서 2금융권 가계대출이 지속해서 늘어날 경우 규제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한 만큼 이날 회의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1금융권의 DSR 40% 적용 대상을 규제지역의 6억원이 넘는 주택으로 확대했다. 또 지난 5월부터는 종전 상호금융권에만 적용했던 비주택 담보대출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규제를 은행 등 전체 금융권으로 확대했다. 그럼에도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에서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열풍이 좀처럼 가라 않지 않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7월 중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5조2000억원 늘어 전월(10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이 한달새 7조5000억원이나 급증, 전월(6조4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순증액도 6월 3조9000억원에서 7월 7조7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2금융권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5조6000억원 순증, 전월 증가액 3조9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7월, 全 금융권서 15.2兆 증가…2금융권 5.6兆 늘어
금융당국은 DSR 규제로 한도가 부족한 대출자들이 2금융권으로 대거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캐피탈, 상호금융간 계열사 연계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DSR 한도는 1금융권이 40%, 2금융권은 60%가 적용된다. 대출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2금융권으로 대출자들이 몰리는 등의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배경이다.
도 부위원장은 "규제차익을 이용한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에 규제차익을 조기에 해소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의 경우 1금융권에 비해 대출한도에 여유가 있어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고 2금융권 등에서 추가로 DSR 기준에 맞춰 대출을 받는 차주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등 지속적인 회의를 통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 DSR 규제 외에도 내년부터 가계대출의 증가율과 위험도를 예보료와 연계해 최대 10%까지 할인 및 할증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가계대출 증가율에 따라 금융사가 부담해야 하는 예보료를 인하하거나 인상하겠다는 뜻이다.
또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회의를 하고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의 개인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은행의 신용대출 한도는 연소득의 1.5∼2배 수준인데, 이를 연봉 수준으로 낮춰 과도한 신용대출을 줄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총량 조절 위한 무리한 규제보다 금리 인상 고려해야"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가계대출의 총량 관리와 함께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흐름을 억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리스크 현황과 선제적 관리방안'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전체 규모가 급증해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작은 충격도 위기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한국은행에 선제 금리 인상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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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규제에도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실제로 자금이 필요한 계층이 만큼 많기 때문"이라며 "총량 조절을 위한 무리한 규제보다는 유동성 공급 자체를 축소하기 위한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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