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격수'로 나선 윤석열, 네거티브 전략으로 선회?
이재명 비판 총공세…성남FC부터 기본주택까지
국민캠프 측 "야당의 역할을 하려는 것"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이재명 저격수'로 전면에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야당의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것이지만 최근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된 설화 논란, 지도부와의 갈등 문제 등을 상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치권 전반에서 네거티브 자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후보에게 '마이너스'가 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윤 전 총장 측 국민캠프는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입당과 함께 캠프 조직을 확대하면서 대변인단 논평 등을 통해 네거티브 대응에 나섰다. 캠프 출범 초기에는 윤 전 총장을 두고 쏟아지는 공세에 대응하는 수준에 그쳤으나 최근 경선을 앞두고는 다른 후보의 태도나 정책 등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통해 선제 공격에 나섰다.
특히 국민캠프는 최근 매일같이 여당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공략하고 있다. 입당 이후 약 한 달 간 이 지사를 비판하는 논평만 해도 15건에 달한다.
윤 전 총장 측에서 비판한 내용은 '성남FC 뇌물 의혹'과 이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 지사직 사퇴 논란 등이다. 김병민 대변인은 지난 4일 '성남FC 뇌물 의혹 수사에 대한 몇 가지 의문들'이라는 논평을 내고 "성남시장이자 성남FC 구단주였던 이 지사가 6개 기업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 161억5000만원을 받았다"며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 판결에서 보았듯 기업 후원금도 현안이나 이해관계와 결부된다면 '제3자 뇌물'이 될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국민캠프는 연이은 논평을 통해 "검찰개혁이니 하는 거창한 말로 본질을 호도하지 말고 '성남FC 뇌물 의혹'에 답해야 한다"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과 관련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장예찬 청년특보는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연간 58조4000억원이라는 예상 비용을 지적하며 "이 막대한 예산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입니까? 결국 미래세대인 청년들이 부담해야 할 국가부채다"라고 했다. 윤희석 대변인도 11일, 13일 논평에서 "이 지사의 소위 '기본대출' 관련 언급은 '국민 편가르기' 틀에 갇힌 설익은 단상에 불과하다", "시장의 신용 평가 기능을 마음대로 막았을 때의 후폭풍을 어찌 감당하려는지 생각은 해 보았나"라고 지적했다.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논평도 이어졌다. 김기흥 부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지사 찬스'라며 "1380만명의 경기도민의 삶의 무게는 꼭 본인이어야 책임질 수 있는 오만함에서 깨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또 윤창현 경제본부장은 13일 논평에서 이 지사의 경기도 4년 도정 평가 결과 추이를 분석하며 "재정은 쪼그라들고 있다"며 "그런데도 도지사 마음은 민생보다 대권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전략에 대해 국민캠프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은 범야권 지지자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대상이니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여권이라는 큰 틀에서의 기조가 있다"며 "정부를 견제하고 여당 대선 주자들을 비판하는 야당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 쪽에서도 계속해서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성 발언이 나오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그동안 쏟아지는 외부 공세에도 '방어 전략'으로 일관하던 윤 전 총장 측이 갑작스럽게 '공격 태세'로 선회한 것을 두고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설화 문제, 지도부와의 갈등 등을 상쇄하기 위해 공세를 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윤 전 총장은 경선 시작을 앞두고 '120시간 노동', '대구 민란' 등의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최근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를 의식한 듯 윤 전 총장은 휴가 기간을 갖고 대책 마련에 돌입하기도 했다.
최근 집계된 각종 여론조사만 봐도 윤 전 총장의 상황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그간 대선 후보 중 제1주자의 자리를 유지하던 윤 전 총장은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 지사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모양새다. 여론조사 방법에 따라 윤 전 총장이 우위를 보이는 결과와 이 지사가 우세한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등 우열이 엇갈리고 있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선 위기 상황에 놓인 만큼, 다소 강력한 전략이 필요했을 가능성이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하지만 대선 경선을 한발 앞서 시작한 여권에선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윤 전 총장의 새로운 공세 전략이 후보에게 '플러스'로 작용할 지, 혹은 '마이너스'로 돌아올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향후 여야 유력 주자 간 경쟁이 심화될수록 이들 사이의 네거티브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