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빵 없나" "이천 쌀로 줘요" 불만…노숙인 무료급식소 운영자 '허탈감'
음식 종류나 원산지 놓고 불만 제기
김하종 신부 "당연한 마음 아닌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주셨으면"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경기 성남시에서 노숙인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가 음식의 종류나 원산지 등을 놓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허탈감을 드러냈다.
김 신부는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상하다… 우리 안나의 집도 호텔 레스토랑처럼 메뉴판을 준비해야 할까?"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제(지난 11일) 노숙인 분에게 도시락과 다음날 아침으로 드실 빵을 줬다"며 한 할머니가 빵 봉투를 열어보더니 "전 이런 빵 안 먹어요. 파리바게뜨 단팥빵 없을까요? 있으면 바꿔주세요"라고 요구한 사연을 공개했다.
또 어느 날은 어떤 할아버지가 도시락을 받아 간 뒤 다시 와서 "신부님 이거 이천 쌀 아니죠? 이천 쌀 아니면 안 먹어요. 다음부터 이천 쌀로 밥해주세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했다.
무례한 요구들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올해부터는 음식과 함께 물도 지급하는데, 일부 노숙인이 "물이 너무 따뜻해. 다음부턴 시원하게 얼려서 줘"라고 했다고 한다.
김 신부는 "이런 요구를 들을 때마다 아주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진짜 메뉴판을 준비해야 하나 싶다"며 "도시락, 간식, 후원 물품들은 당연하게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분의 후원 그리고 봉사자, 직원분 사랑과 노고가 있기에 있을 수 있다. 이 점을 알고 당연한 마음이 아닌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 가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벤츠를 타고 '안나의 집'을 찾은 한 모녀가 무료 급식을 받아 가려고 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신부가 도시락이 부족하다고 알렸는데도 '공짜 밥 주는 곳인데 왜 막느냐'며 되레 짜증을 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공분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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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은 지난 1998년 7월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실직자와 노숙인을 위해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로 실내 무료급식소다. '안나의 집'은 자활시설 운영 등 노숙인 복지사업과 함께 가출 청소년의 가정복귀를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김하종 신부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1990년 한국을 찾아 2005년에 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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