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공군에 이어 해군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성범죄가 발생했지만 제대로 된 사후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반복됐다. 이미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일으켰던 공군 여부사관 사건과 판박이 사건이 해군에서도 또 발생한 것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면밀한 처리와 대책 마련을 지시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군의 자정 능력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13일 군에 따르면 전날 숨진 채 발견된 A중사는 지난 5월 27일 B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그런데 A중사의 요청으로 사건이 정식 접수된 건 그로부터 두 달여가 지난 8월 7일이다. 사건 발생 직후엔 자신의 성추행 피해 사실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부대 관계자 1명에게만 알렸다. 그러던 A중사가 왜 사건 발생 두 달여 후 정식 접수를 요청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A중사의 심경 변화가 그 사이 부내 내 회유 시도 등 2차 가해에 따른 것일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군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 때도 직속상관들이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한 바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 간 분리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 공군과 해군 사건이 판박이라는 또 다른 이유다. 사건이 정식 접수된 7일로부터 2일이 지나서야 군은 피해자를 타 부대로 파견 조치했다. A중사가 극단적 선택 직전까지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는데도 상담 등 심리 지원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공군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시점에서도 해군이 A중사 사건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A중사의 성추행 피해 발생 시점은 공군 여중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 6일 후다. 당시 군은 성폭력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한다며 대대적 홍보를 펼치고 있었다. 특별신고기간을 6월 3일부터 30일까지 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군은 해군 A중사 사건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공군참모총장이 사퇴할 정도로 군이 초비상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또한 A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12일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서욱 국방부 장관 등 수뇌부를 청와대로 불러 "신뢰받는 군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한 지 8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에 대해 해군은 "국방조사본부와 해군중앙수사대가 사건을 철저히 수사할 것이며 관련 법에 따라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D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2차 가해나 은폐·축소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부 대변인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국방부 장관의 입장도 대신 전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