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원금’ 반도 안 썼는데…금융위, 산은에 2조원 손실 보전
금융위, 추경·본예산 통해 산은에 1조8817억원원 출자
산은 집행실적 절반인데…출자는 '총 공급규모'로 계산
예산정책처 "프로그램 종료 후 집행실적 따라 출자해야"
금융당국 "안정적 정책 여력 확보 위해 예산편성 불가피"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금융위원회가 KDB산업은행에 손실보전 명목으로 2조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은이 지난해 코로나19 피해기업을 위해 조성한 예산을 절반도 집행하지 않았음에도 과잉으로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퍼지며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가 산은에 편성한 코로나19 관련 예산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국회예산정책처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해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올해 본예산을 통해 산은에 1조8817억원을 출자했다. 국제결제은행(BIS)비율 하락 방지와 손실 보전 등을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3월 비상경제회의를 거쳐 코로나19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규모는 175조원+α로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금융시장 안정,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에 쓰인다. 산은은 19조9000원을 투입해 참여하고 있다.
예산정책처는 금융위 출자 규모에 제동을 걸었다. 산은의 금융시장 안정화 프로그램 집행실적이 저조한 데, 출자금은 목표치 기준으로 산출됐다는 지적이다. 프로그램 종료 후 최종적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살펴본 뒤 출자해도 늦지 않다는 게 예산처의 견해다.
지난해 산은이 수행한 ‘코로나19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집행률은 45.9% 수준에 그쳤다. 총 16조9000억원을 쓸 예정이었지만 7조7600억원을 지원하는 데 머물렀다. 관련 프로그램 9개 중 집행률이 30% 이하인 사업도 5개로 절반이 넘었다. 채안펀드가 30%, 회사채 차환 지원이 22.3%다. 증안펀드는 2%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기업 등을 지원하라고 금융당국으로 부터 예산을 배정받은 산은이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던 이유다.
집행실적 절반인데 출자는 '총 공급규모'로 계산해 투입
민생 프로그램 중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로 인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하락 보전에 5487억6000만원이 투입됐다. 출자금은 집행률이 아닌 목표치로 계산됐다. 증안펀드의 경우 200억원이 집행됐지만 출자금 산출은 총 공급규모인 2조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채안펀드도 집행실적(6000억원)에 비해 출자금 산출에 활용한 산은 공급규모(4조원)가 훨씬 크다.
출자가 프로그램 종료 후 집행실적에 따라 이뤄졌어야 한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중소·중견기업 대출은 한도 소진 시,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내년에 끝난다. 예산처는 코로나19에 대응한 사업계획 수립이 미흡하다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금융위는 집행률이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증안펀드는 투자 지침상 코스피 1500선을 지키는 게 목표다. 코스피가 연일 올랐기 때문에 증안펀드가 실행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다른 프로그램도 비슷한 지원 정책 실행으로 수요가 감소하거나 분산됐다고 설명했다. 종료 전 출자를 단행한 배경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정책 여력 확보를 위해 예산 편성이 불가피했고, 일부 출자가 오히려 시장 불안을 일으킬 수 있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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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정책금융기관들이 예산 받는 데만 열심이고 집행 성과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에 소홀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흩어진 지원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성과 중심 예산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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