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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안산을 향한 도 넘은 공격…'성평등 올림픽'에 끼얹은 흙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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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양궁대표 안산 선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여자 양궁대표 안산 선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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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 안산을 향한 헐뜯기가 도를 넘었다. 일부 ‘남초 커뮤니티’는 안산이 페미니스트라며 금메달을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자정작용 없이 삽시간에 다른 남초 커뮤니티로까지 번져 안산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테러로까지 이어졌다.


이들이 안산을 페미니스트로 단정지은 근거는 황당하다. 단지 숏컷 헤어스타일을 한 안산이 여대를 다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짧은 머리는 남성의 전유물이며 여대가 ‘불온한 사상의 근거지’라는 발상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정치적 사상이 자신과 같지 않다는 이유로 테러의 대상으로 규정해버린 것이다.

남녀 선수가 함께 개막식 공동기수로 나서고 역대 최고 여성 참가자 비율을 달성했다며 ‘성 평등 올림픽’을 강조한 올림픽위원회(IOC)가 머쓱할 논리다. IMF 당시 실의에 빠져있던 전 국민에게 희망을 선사한 박세리 선수도 숏컷이었다. 하지만 당시 이같은 논쟁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2021년의 현 상황은 분명 시대착오적이다.


소식을 접한 여성 팬들은 대한양궁협회에 협회 차원의 선수 보호를 요청하며 맞불을 놨다. 이들은 짧은 머리에 여대를 다니는 여성이 모두 페미니스트가 아닐 뿐더러 설령 그가 페미니스트라 하더라도 올림픽 금메달을 박탈할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감동으로 하나되다(United by Emotion)’. 이번 올림픽의 공식 슬로건이다.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스포츠 영웅을 사상 검증의 도마 위에 올리고 난도질하고픈, 심지어 자신들에게 그럴 권리가 있다고 믿는 그들이 ‘하나되자’는 열망을 훼손할 수는 없다. 근거없는 비방에 지친 전 국민에게 이날 여자 개인 64강을 앞둔 안산이 ‘감동’을 선사하길 기대한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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