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단체 "차기환씨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지원 안된다"

5·18·세월호 왜곡 인물…"언론이 민주·인권 위협 흉기로 전락할 것"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오월단체가 차기환 변호사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지원에 대해 비판했다.

오월단체(5·18기념재단,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는 27일 성명서를 내고 "언론이 또다시 민주·인권을 위협하는 흉기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차기환 변호사는 지난 2009·2012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2번 연임하며 6년 동안 MBC의 경영·편성·보도·제작에 관여하며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흔들었다"며 "또 언론의 자유를 요구한 구성원들을 대거 인사조치 하는 등 경영진의 부당한 인사권 행사에 적극 동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차씨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국방부의 과거사 진상조사 결과와 관련 증언들을 묵살하고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의 집단 발포에 의해 숨진 조사천씨를 시민군에 의해 희생됐다는 가짜뉴스를 자신의 SNS와 토론회를 통해 퍼트렸다"면서 "또한 '영화 화려한 휴가 등을 통해 대한민국이 국민을 잔혹하게 죽이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차씨는 이뿐만 아니라 계엄군은 시민들에게 조준 사격한 적이 없으며 시위대가 경찰과 군경을 위협했다는 거짓 주장도 꾸준히 반복해왔다"면서 "5·18의 진실규명은 물론 우리사회의 통합을 위해서도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고 강조했다.

오월단체는 지난 2014년 차씨가 새누리당이 추천해 세월호 특조위 조사위원으로 활동했을 때, 자신의 트위터에 지속적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거나 특조위 활동을 방해해 세월호 유가족들에 의해 고발까지 당한 점도 언급했다.

또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이 쏜 물 대포를 맞고 쓰러진 사건에 대해서도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된 ‘빨간우의 타격설’을 그대로 옮겨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오월단체는 "비합리적이고 몰상식적인 인사가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역사관, 미디어 전문성이 요구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활동하는 것은 언론이 우리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의 공정한 매체가 되는 길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보통의 상식을 부정하는 최악의 흉기로 작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방송통신위원회의 합리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