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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폭우·산불…韓銀도 '기후변화 대응 TF' 가동

최종수정 2021.07.26 11:00 기사입력 2021.07.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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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부터 4개부서 함께 기후변화 대응TF
연내 기후변화 대책 금통위에 보고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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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미국의 폭염과 대형 산불, 중국과 서유럽 지역의 홍수 등 기상이변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들도 앞다퉈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에 이어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기후변화 대응 조직을 만들고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물가안정'을 최고의 가치로 삼던 '인플레이션 파이터' 중앙은행에서, 기후변화와 고용·불평등,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다양한 이슈로 영역을 넓히는 경향이 반영됐다.


한국은행, '기후변화 대응 TF' 가동

26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4월부터 금융안정국·조사국·통화정책국·외자운용원 등 4개 부서가 참여한 '기후변화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금안국장이 간사, 담당 부총재보가 TF장을 맡아 4월 이후 거의 매월 정기적으로 회의를 해 3번째 회의를 마쳤다. 연내에는 각 부서가 맡은 기후변화 대응책을 하나로 모은 뒤 보고서 형식으로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보고서 공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금안국이 TF 간사를 맡게 된 이유는 기후변화 대응책을 만드려면 '스트레스 테스트'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등은 기후변화 리스크를 '그린스완'이라고 언급하고 은행과 금융감독기관이 기후리스크를 측정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세계적 기준에 따라 기후변화 리스크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도 발표했다. 따라서 금안국이 주가 돼 기후변화 리스크 스트레스테스트를 하고, 우리나라 상황이 얼마나 기후변화 이슈에 취약한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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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기후변화 이행리스크를 고려한 은행부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테스트 결과 기후변화 이행리스크로 인해 2050년께 국내총생산(GDP)이 2020년 대비 최대 7.4% 감소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기후변화 이행리스크에 따라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2.0℃ 이내로 억제한 시나리오의 경우 2050년 GDP 규모는 2020년 대비 7.4% 줄고, 1.5℃ 이하로 억제할 경우 2.7%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조건에서 국내은행의 BIS비율은 5.8%포인트와 2.6%포인트씩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저탄소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탄소산업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정책적으로도 산업구조 전환 등을 통해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는 보고서다.


조사국에선 기후변화가 우리 산업구조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분석한다. 고탄소산업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산업이 위축되고, 기존 고탄소 에너지원이 줄어들면서 우리 경제와 물가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는 역할을 맡았다. 해외 주요국 중앙은행에선 어떤 기후변화 대책을 내놓는지도 파악 중이다. 산업구조 재편에 따라 금융시스템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연구하는데, 이 결과에 따라 금융시스템이 받는 피해는 금안국도 함께 연구한다. 한은이 지난 3월 발표한 금안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은행·보험사·증권사·운용사·연기금 등)의 9개 고탄소업종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411조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탄소업종 대출액과 채권·주식 투자액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한은은 "탄소중립 정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확산되고 있지만 금융회사의 관련 대응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국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직접적으로 어떤 통화정책을 도입할 수 있을지 파악한다. 경제학계에서 거론되는 기후변화 관련 통화정책은 ▲금융기관 대출제도 변경 ▲ESG분야 익스포저 큰 금융기관 우대 ▲ESG 관련기업에 대한 자금지원(금융중개지원대출) 등이다. 다만 아직까지 그린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 무엇인지, ESG 관련기업은 무엇인지, 한은의 책무가 어디까지인지 등이 정의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기초작업부터 닦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말로만 ESG 기업에 중앙은행이 돈을 더 푼다고 하는 것은 쉽지만, 어떤 기업이 ESG 기업인지 선별하고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교하게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외자운용원은 ESG 관련기업 투자 방법 등을 고민 중이다.


美·日·유럽…해외 중앙은행도 기후변화 대응 잇따라

해외에서도 기후변화 대응 논의가 한창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기후변화 대응 지원 제도를 마련했다. BOJ는 지난 15~16일 진행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탈탄소화에 공헌하는 투자와 융자를 하는 금융기관에 자금을 금리 0%대에 제공하기로 했다. 외화자산 그린본드를 매입할 계획이며, 금융기관 대상 시나리오도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중앙은행 중에서 기후변화 정책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으로 꼽힌다. ECB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서 경제 분석을 할 때 기후 위험을 반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ESG 분야 기업으로 구분된 곳이라면 중앙은행이 나서서 더욱 자금지원에 앞장서겠다는 뜻으로 풀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통계 데이터를 구축하고, 2022년부터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시행한다. 2023년부터 회사채 매입(CSPP)에 기후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그린스완 보고서

국제결제은행(BIS)의 그린스완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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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후변화 스트레스테스트가 우선이라고 보고, 대형은행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요청했다.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은 지난 15일 상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상기후에 대한 은행의 인식과 내성을 높이기 위해 기후변화에 관한 스트레스 시나리오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들은 최근 국제기구 행사에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중앙은행의 대책에 대한 논의가 단골 주제로 떠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기후변화 이슈는 어느 하나의 국가가 대응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데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 당시와 달리 미국이 기후변화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 한은 관계자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면 당장 한국 기업에 타격이 오면서 경제적 영향이 있다고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않아 받는 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다양한 파급효과를 함께 연구해야 한다"며 "여름만 되면 기후변화 이슈가 언급됐다가, 가을만 되면 대책논의가 쑥 들어가곤 하는데 기후변화로 인한 충격은 더 이상 먼 일이 아닌 만큼 한은과 정부 등 관련기관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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