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방식 홍보 전환…젊은 세대 문법 체득하며 어필
페이스북·인스타 등 전통 SNS 이어 가상세계까지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박준이 기자] 여의도 정가의 대선 홍보 문법이 바뀌기 시작했다. 코로나 시국이 길어지면서 간담회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홍보방식을 고수하기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선 도전장을 내민 여야 후보들은 단순한 SNS 게시글 업로드를 넘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고 젊은 세대의 문법을 체득하며 대중에게 유쾌하고 친근한 모습을 어필하기 시작했다.

출처=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

출처=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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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아재형= 야권의 유력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을 열면서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닮은꼴 캐릭터로 떠오른 '엉덩이탐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윤 전 총장의 이름을 한글 자모로 만든 표정 이모티콘 'ㅇㅅㅇ', 해시태그 '#셀카탐정' 등도 활용했다. 뒤이어 21일 페이스북 계정을 공개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첫 게시물로 미용실에서 펌을 하고 있는 사진을 올린 뒤 "아들에게 (페이스북을) 속성으로 배웠다"고 소탈한 모습을 노출했다. 두 사람 모두 현실에선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는 면모지만 검찰총장, 감사원장 출신의 권위적인 이미지보단 친근한 '동네 아재(아저씨)'같은 모습이 SNS 소통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최재형 전 감사원장 페이스북

출처=최재형 전 감사원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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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활용형= 출마 선언부터 온라인 말투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후보도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앞서 유튜브에서 '감자 완판남'으로 이름을 알린 만큼 젊은 세대의 소통 방식을 전략으로 내걸었다. 최 지사는 출마 기자회견에서부터 "많이 부족하지만 응원해 주시면 '감자하겠다'. OTZ(엎드린 모습)", "감자 파는 도지사 문순C" 등 인터넷 용어를 활용하며 정치인의 무게를 덜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또 최근 2030 세대에서 유행하는 사회생활로 만들어진 자아가 아닌 자신만의 또 다른 부캐릭터, ‘부캐’ 가수 최메기가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출처=최문순 강원도지사 유튜브

출처=최문순 강원도지사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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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짧은 동영상을 올리는 틱톡 앱에 독도를 홍보하는 영상을 찍어 올렸다. 편집을 통해 정 총리의 옷과 포즈가 몇 번씩 바뀌다 마지막에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케이크와 독도 홍보 옷을 입은 정 전 총리가 등장하는 영상이다.

'코시국'이 바꾼 대선문법…MZ세대 노린다 원본보기 아이콘


◆사이버 인류형=아예 가상세계에 캠프를 마련한 주자도 생겼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차원 가상공간 메타버스 앱인 ‘제페토’에 사이버 캠프를 꾸렸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을 잇는 정통성, 접니다 이낙연’이라는 입간판을 세웠다. 지난 16일에는 이 전 대표의 아바타가 직접 등장해 사이버 캠프에서 가상 팬미팅을 진행했다. 이 전 대표의 아바타가 등장하자 지지자들의 아바타가 우르르 몰려와 같이 사진을 찍었다. 김두관 의원도 지난 16일 제페토 독도 맵에서 가상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의원은 스스로 ‘독도 이장’을 자처하며 일본의 독도 도발에 맞서겠다고 했다.

출처=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제페토

출처=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제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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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후보들의 ‘젊은 층 구애’는 그만큼 젊은 세대들이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온라인 행보가 지지율과 직결되지 않는 이유에는 ‘보여주기 식 행보’로 비치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얼마나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본질은 결국 국정 비전”이라며 “MZ세대는 은근히 까다롭다. 기본적으로 냉소적이고 비판적이라 의외로 정책과 내용을 비교하고 따지는 편이다. 단순히 재미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도 “SNS 홍보가 만드는 팬덤형 소통은 골수 팬들을 만들어 내는 힘이 굉장히 크다”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제대로 SNS를 이해하고 젊은 세대의 감성을 알아야하는데, 지금까지는 이해하기보다는 흉내내는 느낌이 강하다. 대중들이 갖고 있는 눈높이는 높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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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도 “새로운 면모가 아닌 기성 정치꾼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면 대중들은 실망할 것”이라며 “정 전 총리의 경우 여당에서 반듯한 사람, 상대후보를 견제할 수 있는 이미지였는데 유쾌한 모습을 어필하며 어설프게 됐다. 윤 전 총장은 권위적이었으니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낫다. 후보별 맞춤형 변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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