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서 "애국가 울려 퍼지니 죽어도 여한 없어" 말했던 손기정 선수
반크 "한국인이라는 사실 누락 자체가 의도적인 거짓"

1936년 8월 9일 손기정(가운데)이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후 시상대에서 월계수 화분을 들고 서 있다. 같은 대회에서 3위로 입상한 남승룡(왼쪽)과 2위로 입상한 어니스트 하퍼가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사진=연합뉴스

1936년 8월 9일 손기정(가운데)이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후 시상대에서 월계수 화분을 들고 서 있다. 같은 대회에서 3위로 입상한 남승룡(왼쪽)과 2위로 입상한 어니스트 하퍼가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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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사이트 내 '역대 올림픽 일본 대표선수단' 기록에 손기정 등 8명의 한국인 선수가 일본인처럼 소개돼 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일본올림픽위원회 사이트에 올라온 '역대 올림픽 일본 대표선수단' 에 손기정 선수가 포함되어 있다./사진=JOC사이트 캡처

일본올림픽위원회 사이트에 올라온 '역대 올림픽 일본 대표선수단' 에 손기정 선수가 포함되어 있다./사진=JOC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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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C 사이트에서 '역대 올림픽 일본 대표선수단'을 보면, 손기정 선수를 비롯해 일제강점기에 올림픽 선수단으로 참가한 김은배, 권태하, 남승룡, 이규환, 김정연, 이성덕, 장우식 선수가 배경 설명 없이 일본 대표선수단에 등재되어있다.

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홈페이지에서는 "손기정은 한국인이며,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한국은 일제 식민지 시기에 있었고, 광복 후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성화를 봉송하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반크는 "도쿄올림픽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8명의 한국 선수를 일본인으로 오해할 수 있기에 IOC처럼 '한국인'이라는 설명을 추가해야 한다"며 "이런 사실을 누락한 것 자체가 의도적인 거짓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고, 이에 JOC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오류를 바로잡는 등 캠페인을 시작했다.

일본의 '손기정 선수 국적 왜곡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반크는 "일본 정부는 지난해 3월 도쿄올림픽 주 경기장 인근에 문을 연 올림픽 박물관 내 '역대 일본인 금메달리스트' 전시 코너에서도 월계관을 쓴 손기정 선수를 최상단에 배치해 일본인처럼 해놓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서경덕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게시물./사진=서 교수 페이스북 캡처

지난 6월 서경덕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게시물./사진=서 교수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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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지난달 17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일본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주변에 있는 '일본 올림픽 박물관'에 손기정을 일본인처럼 전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손 선수가 월계관을 쓰고 시상대에 서 있는 사진을 전시하면서 일본어로 '손기정, 1936년 베를린 대회 육상경기 남자 마라톤'이라고만 달아놨다"며 "일본 관람객들이 이곳에서 손 선수를 마주하게 되면, 현재로서는 일본인으로 오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제공

사진=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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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손 선수는 지난 1936년 베를린 하계 올림픽 당시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일제강점기였던 당시 그는 일본 대표단에 소속돼 일본 선수로서 경기를 뛰었으며, 가슴에는 일장기를 달았다.


마라톤 우승 이후 시상대에서 월계수 화분을 들고 서 있는 손 선수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 속 손 선수는 손에 든 화분으로 가슴의 일장기를 교묘하게 가렸는데, 이런 손 선수의 모습은 훗날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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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선수는 황영조 마라톤 선수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우승했던 지난 1992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오늘 우승한 황영조의 가슴엔 일장기 히노마루가 아닌 우리 태극기가 붙어있다"며 "오늘은 베를린의 기미가요가 아닌 애국가가 울려 퍼진다. 오늘 드디어 56년 동안 맺혔던 한이 풀렸고, 영조가 내 국적을 찾아줬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나예은 인턴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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