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주특기 살려…은행들 "슈퍼리치 모셔라"(종합)
우리·하나銀 등 고액자산자 전용 특화점포 잇따라 선봬
자산관리·가업승계 컨설팅…원스톱 서비스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중소기업 오너 김철수(67·가명)씨는 최근 국내 한 시중은행의 고액자산가 전용 특화점포를 찾았다. 그간 재테크에 자신이 있던 김씨는 본인이 직접 자산관리를 해 왔지만, 자신이 오랜 시간 일궈온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줄 때가 다가오자 지인의 소개로 은행을 찾은 것이다. 단순한 투자 방법만 알려주는 줄 알았던 특화점포에서 김씨는 ‘가업 승계 컨설팅’을 받고 크게 만족했다. 가업 승계 시 발생하는 상속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내친김에 김씨는 자신의 자산관리도 함께 믿고 맡기기로 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슈퍼리치’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투자 유형 등 단순했던 과거 자산관리 형태에서 벗어나 상속·증여나 세무·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자산관리 영역은 은행의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일 3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를 위한 특화점포 ‘투체어 익스클루시브(TCE)’를 개점했다.
서울 중구 본점에 개점한 ‘TCE센터’는 초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우리은행의 두 번째 점포다. 세무·부동산 분야의 전문가 포함 8명의 자산관리 전문 프라이빗뱅커(PB)가 배치돼 한 곳에서 원스톱 종합금융컨설팅을 제공한다. 특히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노하우를 살려 기업 오너의 자산관리와 가업 승계 컨설팅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슈퍼리치를 겨냥한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예탁자산 규모 30억원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클럽1’ 점포 두 곳(삼성동·한남동)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 문을 연 ‘클럽1한남점’의 경우 하나은행의 클럽원 한남PB센터와 하나금융투자의 클럽원 한남자산관리(WM)센터가 결합한 복합점포 형태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의 영역이 국내외 세무는 물론 해외투자·해외이주 상담 등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스타PB센터’와 ‘신한프리빌리지센터’를 각각 운영 중이다.
시중은행들이 슈퍼리치를 겨냥한 자산관리 사업에 ‘큰 공’을 들이는 것은 최근 고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이들이 가파르게 증가한 영향이 크다. KB금융그룹이 지난해 발간한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 수는 2019년 말 기준 35만4000명으로 10년 새 두 배 넘게 늘어났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투자 규모가 워낙 커 자산관리 사업 분야에서 차지하는 수입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또한 상속과 증여 등을 통해 자녀들에게 부를 대물림할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이들을 잡기 위해 특화점포를 꾸준히 늘려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에 예대마진이라는 전통적 은행의 수익원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몇 년간 은행들은 자산관리 사업 강화를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가 하면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에 직면 은행의 경우 자산관리 영역 등 자신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더 키울 필요가 있다"며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는 WM분야에 대한 대면·비대면 서비스 강화에 더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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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들어 2030세대에도 초점을 맞춘 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도 출시된 바 있다. SC제일은행은 생애 자산관리 솔루션인 ‘프리미어 에이지(Premier Age)’ 전용 웹 페이지를 개설했다. 해당 웹 페이지를 통해 주식이나 가상화폐 그리고 부동산 등의 투자 열풍 속에서 재테크를 시작하고 싶지만 정보가 부족한 젊은 세대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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