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돌봄 3시간 내내 유튜브만"…수요 넘치는데 시간 때우기 급급
서울 오전·오후 돌봄 5만6000명 신청
오후엔 전담사 부족해 봉사직으로 채워
학교는 인력 탓, 부모만 발 동동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에 따라 서울 학교들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한 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 2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1.07.14.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초2 아이가 오후 긴급돌봄 3시간 내내 유튜브로 실화탐사대를 보다 왔어요."
수도권 학교들이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면서 맞벌이 가정 학부모들이 긴급돌봄을 보내고 나서도 자녀들이 방치돼 속이 끓고 있다. 급작스러운 4단계 격상에 돌봄 수요는 넘치는데 급여가 낮은 ‘봉사직’으로 충원하다 보니 사실상 시간 때우기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19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603개 초등학교에서 오전 긴급돌봄에 참여한 학생은 3만4212명, 오후 돌봄은 2만1805명에 달했다. 서울 초1·2학년 학생 수는 12만8000여명으로 각각 26.6% 16.9%씩 돌봄에 참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긴급돌봄은 초등 1~2학년 학부모 중 맞벌이·저소득 가정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운영중하는데 거리두기로 인해 교실당 10명 이내씩 돌봄에 참여시키고 있다. 많은 경우 학교별로 90명 이상 몰리는 경우도 있다. 초등학생 4~6학년은 오후에도 원격수업을 하기 때문에 인력·공간 제약 때문에 수요만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전 돌봄은 교사와 함께 원격수업 도우미가 아이들을 지도하지만 오후 돌봄은 상황이 다르다. 오후 돌봄은 교육청에서 채용한 교육공무직인 돌봄전담사를 우선 배정하고 부족한 인력은 학교에서 별도로 충원하는데, 학교들은 이 자리를 대부분 봉사직으로 채운다. 봉사직은 별도 자격 기준이 없고 급여도 3시간에 2만5000원에 수준이다. 원격수업 전환 결정이 시행 6일 전에 확정된 데다 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채용 대신 예산을 이유로 학교들이 봉사직을 위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0대 학부모 A씨는 "아이가 집에서 보여준 적 없는 TV프로그램을 보고 와서 충격을 받아 학교 측에 항의했더니 ‘긴급돌봄에서 양질의 수업을 기대하면 안된다. 유튜브 보는 게 불편하면 보내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황당했다"며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학교에 보내는데 학교는 말 그대로 아이들을 거기에 두기만 하니 학부모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학원으로 돌릴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경우 아이들이 돌봄교실 자체를 꺼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맞벌이 가정들은 퇴근까지 오후에 학원을 2~3개씩 돌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학부모 B씨는 "돌봄을 보내자니 선생님들 눈치가 보이고 코로나19가 심각해져서 학원마저 문을 닫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C씨는 "사립초등학교들은 원격수업 질이 좋고 오히려 오후까지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코로나 이후로 사립학교들의 인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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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갑자기 돌봄 수요가 늘어나는 경우 돌봄전담사를 별도로 충원하기가 어려워 학교 자체적으로 인력수급 때문에 봉사직을 투입하는 곳이 있다"며 "4단계에서는 대면접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EBS 영상을 보여주는 것 외에는 돌봄 활동에도 제약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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