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리스크 덜고, 일감 쌓이고…하반기 재정비 나선 현대重
연내 기업공개·내년 50주년 앞두고 전열 다듬어
수주잔량 2년치 넘겨 선주사 협상력 ↑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2년치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 지은 현대중공업이 올 하반기 본격적인 재정비에 나선다. 연내 기업공개(IPO)와 내년 설립 50주년 등 회사 안팎에서 굵직한 이벤트가 예고된 터라 제 평가를 받을 필요성이 커졌다.
18일 회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수주잔량은 122억9000만달러(조선분야, 매출기준)로 올해 초와 비교해 29억달러가량 늘었다. 관계사인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계약물량까지 합한 수주잔량은 251억3800만달러로 같은 기간 6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5일 LNG선 2척을 수주, 올 누적 수주물량이 목표치(149억달러)를 초과한 152억달러로 늘었다.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중소형 컨테이너선 위주로 올 들어 80척 가까이 수주한 현대미포조선은 상반기 수주잔량이 53억달러를 넘겨 최근 2년간 매출(5조78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조선사는 통상 2년반 정도 일감을 확보하면 발주처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선다.
일감이 부족하면 낮은 선가에도 어쩔 수 없이 계약서에 사인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 일감이 쌓였다면 선별수주, 즉 수익성을 따져 가려서 계약할 여유가 생긴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가 메탄올 추진 선박을 주문키로 하고 최근 현대미포조선과 협의하는 과정도 선가나 옵셥 등을 둘러싸고 두 회사간 팽팽한 신경전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16일 울산 본사 체육관에서 2019·2020년 임단협 3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앞서 1, 2차 합의안 투표가 부결됐고 이번 3차 투표는 65% 찬성률로 가결됐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물동량 증가·환경규제↑…선박 주문 이어질듯
현대重 올해 임협·노사현안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건
최근 글로벌 선사를 중심으로 잇따라 선박발주에 나선 건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미뤄둔 주문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경규제 강화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발표한 중장기 탄소중립계획 피트포55에선 해운업을 포함했다. 이에 앞서 국제해사기구(IMO) 차원의 환경규제가를 강화키로 해 해운사는 탄소배출을 줄인 선박을 하나둘 갖춰나가고 있던 터였다.
배출가스가 적은 친환경 선박을 일정 규모 이상 갖추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 없는 만큼, 탈황설비를 갖추거나 친환경연료로 가는 선박 수요는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일각에서는 최근 조선업황이 직전 슈퍼사이클 초기였던 2003년과 비슷해 향후 업황회복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불거졌던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하반기 이후 사업환경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선박건조는 일정한 공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일정이 늦어질 경우 지체상금 등 일정 금액을 발주처에 물어줘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2019년 회사 분할 과정에서 노사간 갈등이 고조돼 2년 넘게 임금·단체협상을 끝내지 못하고 있었다. 올해 들어 노사가 도출한 두 차례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될 정도로 일선 직원 사이에선 반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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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3차 투표가 가결됐으나 완전히 고비를 넘긴 건 아니다. 휴가철 후 곧바로 올해 임협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해고자 복직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선 아직 노사간 이견이 남아 있다. 현 노조 집행부 임기가 올 연말까지라 새 집행부를 꾸릴 선거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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