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디지털 화폐 도입 박차 "가상화폐 경쟁 승리 자신"
파월 Fed 의장, 9월중에 디지털달러 보고서 발표 예고
"가상화폐 필요 없을 것" 자신
ECB, 디지털 유로화 개념 구상
2년간 사전 작업 진행하기로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김수환 기자]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디지털 달러가 가상화폐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14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의회에 출석해 오는 9월 중 디지털 달러 발행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앞서 7월 중 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예고했지만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Fed는 보스턴 연방은행을 중심으로 디지털 달러를 연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5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와 회동한 사실이 알려져 디지털 달러 도입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보고서에 디지털 달러 도입에 대한 Fed 위원들의 토론이 담길 것이라며 디지털 달러 발행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Fed 내에서는 디지털 달러 도입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랜들 퀄스 Fed 부의장은 최근 "디지털 달러의 잠재적 이점이 불분명하지만 중대하고 구체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토머스 마빈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디지털 달러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한 주요 외신은 Fed 내에서 디지털 달러에 대한 격론이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디지털 달러를 도입해도 달러의 지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이 CBDC를 개발하더라도 달러의 전 세계 기축통화 위상이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디지털 달러가 나오면 스테이블 코인이나 가상화폐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달러에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은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다면서 "스테이블 코인이 은행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처럼 다뤄져야 하며 보다 강력한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도 디지털 유로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는 이날 향후 2년간 디지털 유로화 개념 구상과 관련한 사전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디지털 유로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시민들이 상업은행이 아닌 ECB에 화폐와 동전에 해당하는 디지털 화폐를 보관하는 디지털 지갑과 같은 형태가 될 전망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디지털 유로화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지 9개월이 됐다"며 "그동안 시민·전문가들과 협업으로 (디지털화 도입에 관한) 연구를 했다. 그 결과, 디지털 유로화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는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목표는 디지털 시대에 시민과 기업이 가장 안전한 형태의 통화인 중앙은행 통화에 계속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라가르드 총재는 가상화폐의 불법 거래 활용 가능성을 경고하며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 왔다. 이를 대체하면서 안전하고 중앙은행의 감시 감독이 가능한 결제 수단으로써 디지털 유로화 도입을 공식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비오 파네타 ECB 이사는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디지털로 온라인에서 구매한다"며 "현금의 결제 수단으로서 역할은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중앙은행은 이런 진전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공공재로서 통화공급은 중앙은행의 주된 임무이며, 중앙은행은 변화의 속도에 발맞춰 대담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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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디지털 유로화 도입이 완료되기까지 최소 4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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