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청소노동자 죽음→이재명 눈물→국회 편지 '취약노동자 휴식권 보장' 촉구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청소ㆍ경비 등 취약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을 위한 법 개정을 국회에 요청했다. 이 지사가 지난 11일 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 사망 현장을 찾아 유족을 위로한 뒤 사흘만이다. 이 지사는 또 생활숙박시설의 불법 용도변경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건의했다.
경기도는 이 지사가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경비원 등 휴게시설 확보 및 생활숙박시설 불법 용도변경 방지 서한문'을 발송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지사는 서한문에서 "며칠전 서울대학교 청소 업무를 담당하던 노동자 한 분이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며 "관리자의 과도한 업무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는 투명한 절차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청소노동자의 근무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노동자들이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일을 하면서도 변변한 휴게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현장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노동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노동자들의 휴게시설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경기도 정책들도 소개했다.
그는 "50가구 이상 공동주택은 관리업무에 종사하는 경비원 등 근로자를 위한 휴게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고, 경기도 및 공공부문 노동자 휴게시설 관리규정 표준안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민간부문에는 사업장 컨설팅 및 노동자 교육을 통해 권고 및 홍보를 하고 있다"며 "건축허가 사전승인 시 신축 대형건축물은 계획단계에서부터 청소, 경비 등 취약노동자 휴게시설을 지상층에 확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지사는 "하지만 청소 경비 등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은 비단 공동주택과 공공부문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그외 업무시설, 문화, 집회시설, 교육 연구시설 등 다양한 건물에도 적잖은 취약 노동자들이 있지만 이들의 휴식권 역시 제대로 보장하려면 관련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앞서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린 '서럽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씨 사망 사건과 관련)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업무와 상관없는 시험을 보면서)삐뚤삐뚤 쓰신 (이 씨의)답안지 사진을 보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고 분개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악독한 특정 관리자 한 명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뿌리 깊은 노동의 이중구조, 사람이 사람에게 함부로 해도 되는 일터, 그래도 되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 지사는 지난 11일에는 이 씨가 사망한 사고 현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지사는 현장 방문 하루 뒤인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이씨가 사망했다는 기사를 보고)여동생 생각이 났다"며 "오빠 덕 안 보겠다며 세상 떠나는 날까지 현장 청소 노동자로 일했다. 쓰러진 날도 새벽에 나가 일하던 중이었다"고 가슴아픈 가족사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서한문에 생활숙박시설의 불법 용도변경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생활숙박시설은 관광, 비즈니스 등 장기 투숙자들을 대상으로 한 숙박시설이자 영업시설인데 호실 별로 분양할 수 있고 취사시설을 갖추고 있어 실제 주택으로 사용되더라도 단속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주택 입주민들 사이에서 생활형 숙박시설이 주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절세형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주차장도 일반 아파트보다 적게 만들어도 문제가 없고, 자녀들이 다닐 초등학교 등 공공시설물을 지어야할 의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아파트와 비슷한 주거시설이지만 숙박시설로 지정돼 각종 규제를 피하고, 부동산 투기와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이 지사의 주장이다.
그는 그러면서 "경기도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경기도 생활숙박시설 건축기준(안)'을 마련, 권하고 있다"며 "건축조례 개정을 통해 생활숙박시설 건축허가를 사전승인 대상에 넣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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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그러나 "생활숙박시설이 주거용으로 불법 전용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려면 건축물 분양에 관헌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며 "생활숙박시설의 개별 분양을 금지해 선량한 수분양자의 피해를 방지하고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국회 소관 상임위에 간곡히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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