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소외시켜놓고 방역 실패 왜 우리 탓만?" 정부 방역지침 뿔난 '2030'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275명…2030 45.41%
청년들 "백신 후순위로 밀렸는데 방역 실패가 왜 우리 탓?" 불만
방역당국 "고령층부터 백신을 접종한다는 기존 원칙 고수"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백신 자체를 맞을 수 없는데, 좀 억울하죠." , "젊은 사람들도 방역 잘 지켜요."
코로나19 4차 대유행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특히 2030 연령대의 방역 지침 준수를 강조하자 젊은층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을 하고 싶어도 후순위로 밀려 할 수 없는 청년들이 마치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게 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세는 심상치 않다. 9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16명으로, 나흘째 1000명대를 훌쩍 넘어선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은 현 상황을 4차 대유행의 진입단계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확산세의 중심에 선 2030에게 방역 지침 준수를 당부했다. 전날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년반 동안 힘들게 쌓아온 우리 방역이 지금 절체절명의 고비를 맞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수도권의 20~30대 여러분, 방역의 키를 여러분이 쥐고 있다. 조금만 참고 인내해달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청년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백신 접종에서 후순위인 2030은 접종률이 다른 세대보다 낮아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 마치 술집에 출입해 하는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감염 된 것 처럼 매도한다는 비판이다.
청년들의 경우 사회필수인력, 교사, 고위험시설 종사자 등이 아니면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감염병 취약계층으로 백신 우선 접종 대상이었던 고연령층의 1차 접종률은 7일 0시 기준 ▲70~74세 1차 접종률 83.0% ▲65~69세 81.8% ▲60~64세 78.9%에 달한다.
8일 밤 친구들과 함께 서울 광진구에 있는 건대입구역 인근의 한 술집을 찾은 A씨(21·남)은 "우리만 백신을 못 맞은 게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그의 친구 B씨도 "여기 길거리에 2030만 있는 것 아니지 않냐. 저기 아저씨들도 많다"며 지나가는 직장인 무리를 가리켰다.
지난 5일부터 20대에게도 화이자 잔여백신 온라인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인기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에 백신 접종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카카오톡으로 온라인 예약을 시도했다는 20대 여성 B씨는 "뜰 때마다 실패했다. 한나절 내내 휴대폰을 붙잡고 있어도 봤는데 결국 실패했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잔여 백신 성공팁을 공유하는 누리꾼도 나올 정도다. 자신을 20대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점심시간에는 (잔여백신이) 잘 안 나온다. 오후 3~5시에 잘 나온다는 얘기가 있으니 미리 대기하라"며 "잔여백신 알람 뜨는 걸 보고 접속하면 이미 늦는다. 계속 새로고침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청년들의 불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2030에 방역 동참을 당부하는 것이 이상할 것 없다는 반응도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감염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전날 0시 기준 전체 확진자 1275명 중 2030은 45.4%(550명)을 차지했다.
확산세가 집중된 수도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도권 내 최근 2주간 연령대별 확진자 추이를 살펴보면 20대가 4.1명, 30대가 2.7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40대 2.6명, 50대·10대 각 2.2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2030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 주장도 나온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C씨(30·여)는 "(감염세가) 정말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아 두렵다. 고령층은 대체로 백신을 다 맞았으니 백신 접종 순위를 바꿔도 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비쳤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젊은층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지난 6일 수도권 방역 특별점검회의에서 "감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예방 접종 확대가 시급하다. 활동 반경이 넓고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 (백신을)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서울에 더 많은 백신을 배정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위험도에 따라 고령층부터 백신을 접종한다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지난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위험도가 높은 사람들을 먼저, 나이순으로 한다는 원칙에 따라 집단생활을 하는 어르신부터 백신을 맞게 하고, 이후 나이순으로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다 그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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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시는 대면접촉이 많은 학원 종사자, 택배 기사, 환경미화원 등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분류할 계획이다. 배 반장은 "지자체에서는 대면 접촉이 많은 일을 하는 분들, 예를 들면 운수 시설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든가 택배 운송을 한다거나 환경 미화를 하는 분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접종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면서 "그분들이 먼저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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