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빅테크 옥죄기…이번엔 디디추싱 정조준
이례적 안보위협 혐의 조사
CAC, 이틀만에 앱 제거 명령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중국 최대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이 중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국가 안보 위협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당국의 통제권에서 벗어난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여온 중국이 이번에는 디디추싱을 정조준했다는 평가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 감독 사령탑인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개인정보 수집, 사용 규정에 대한 심각한 위반을 이유로 앱마켓을 상대로 디디추싱 앱을 제거하라고 명령했다.
CAC는 "국가안보법과 인터넷(사이버)안보법을 바탕으로 국가 데이터 안보 위험 방지, 국가 안보 수호, 공공이익 보장"을 조사 이유로 밝혔다.
◆조사 이틀만에…초고속 조치= 이 조치는 CAC가 디디추싱에 대한 안보 조사 개시를 선언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외신들은 지난 2일 밤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틀 뒤 바로 앱 삭제 명령을 내린 것은 중국 CAC 역사상 전례없는 속도라고 전했다.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 사유를 ‘국가안보 위협’이라고 내세운 점도 매우 이례적이다. 그간 빅테크 기업에 대한 당국의 규제 논리는 ‘반독점 위반’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디디추싱이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국이 표면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데이터 안보 위험’이다. 디디추싱의 사업모델은 중국 사용자들의 실시간 이동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자율주행 기술과 교통 분석에 이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해 이용자가 4억9300만명에 달하는 디디추싱이 관리하는 정보는 ‘국가 데이터 주권’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둥샹오펑 인민대 중앙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개인 정보 및 데이터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조치이자, 국가 안보 전반에 중요한 방화벽을 구축하기 위한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서방 언론들은 이번 조치가 중국 당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WSJ은 "이번 당국의 움직임이 디디추싱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가 단순히 데이터 안보가 아닌 디디추싱에 대한 표적 수사임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어디든 공산당 감시 못 벗어난다"= 중국 당국은 급성장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규제 당국의 통제권을 벗어나고 있는 것에 위협감을 느끼며 규제 수위를 높여왔다.
이런 가운데 시가총액 729억달러(2일 종가 기준) IPO 시장 최대어이자 중국 대표 빅테크 기업인 디디추싱이 상하이나 홍콩 증시가 아닌 뉴욕행을 선택하며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크게 박혔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번 소식은 디디추싱의 IPO 직후일 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직후에 나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몸집이 비대할대로 비대해진 빅테크 길들이기를 위해 디디추싱을 본보기로 삼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컨설팅 기업 트리비엄 차이나의 기술정책 책임자인 켄드라 섀퍼는 외신 인터뷰에서 "어느 지역에서 IPO를 하든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중국 공산당의 규제 아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이번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사업적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치로 조사 기간 디디추싱의 신규 사용자 확대는 중단된다.
컨설팅기업 트리비엄 차이나의 기술정책 책임자인 켄드라 섀퍼는 "디디추싱의 신규 사용자 확대를 막는 것은 본질적으로 사업 동결, 나아가 성장 저해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규제 리스크에 벌써부터 주가는 흔들리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디디추싱 주가는 상장 둘째날인 지난 1일 15% 넘게 올랐다가 조사 소식이 알려진 2일에는 5.3% 떨어진 15.53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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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중국 베이징에서 택시 호출 회사로 출발한 디디추싱은 2015년 애플로부터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급성장했다. 2016년에는 경쟁상대인 우버 중국법인(우버 차이나)과 합병, 중국 내 차량 공유 서비스 업계 1위(시장 점유율 약 90%) 자리를 점하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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