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공정·양극화 위기..‘억강부약’ 정치로 ‘대동세상’ 열자”
성남시장 이어 경기도지사
추진력·조직장악력 장점
가족사 외 네거티브 공세 약점
싸움닭·불독 등 이미지 각인
10개월 동안 지지율 박스권
소득·주택·금융 등 기본시리즈
反이재명 단일화 땐 경선위협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구채은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강력한 경제 정책’에 방점을 찍었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해 왔던 실용 정신과 공공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또 ‘억강부약’(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줌)이란 표현을 쓰며 불공정 해소를 주된 과제로 표방했다. 이틀 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에 비해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려 한 노력도 엿보인다.
"특권과 반칙에 기반한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 정치로 모두 함께 잘 사는 대동세상을 향해 가야 합니다."
선언문 서두에 담긴 이 대목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려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의미의 ‘대동세상’은 주로 진보의 언어로 쓰이며, 그의 지지 모임 중에도 ‘대동세상연구회’가 있다.
◆국가의 적극 개입 강조= 현실 진단은 ‘위기’로, 원인은 ‘불공정과 양극화’로 짚었으며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다. 이 지사는 "불평등 양극화는 상대적 빈곤이라는 감성적 문제를 넘어, 비효율적 자원 배분과 경쟁의 효율 악화로 성장동력을 훼손하고 경기침체와 저성장을 부른다"고 강조했다. "승자만 생존하는 무한경쟁 약육강식" "불공정한 나라는 망했다"는 등의 표현도 썼다. 그러면서 ‘뉴딜’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대공황시대 뉴딜처럼 대전환 시대에는 공공이 길을 내고 민간이 투자와 혁신을 감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 계승의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규제 합리화와 함께 대대적 인프라 확충, 강력한 산업경제 재편 등을 거론했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형태의 경제 발전 방향을 보여준 것이다. 구체적인 정책 수단으로는 대표적 브랜드라 할 수 있는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보편복지국가 등을 제시했으며, 노동계의 오랜 과제인 ‘동일노동 동일임금 보장’도 약속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면서 이뤘던 성과들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어필했다. "불가능해 보이던 계곡 불법시설을 정비한 것처럼" "실적으로 증명된" 등의 표현을 썼다. 또 "흙수저 비주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과를 만들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민 친화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려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 SWOT분석 해보면 = 이 지사의 가장 큰 강점(Strength)으론 ‘관료사회 장악력’과 ‘행정가로서 실적’이 꼽힌다. 성남시장에 이어 경기도지사를 역임할 당시 불도저와 같은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경기도민에게 ‘지역화폐’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 경기도 공공의료원에 수술실 CCTV를 도입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형과 형수 관련 가족사에 대한 쟁점, 배우 김부선과 관련된 네거티브 공세는 약점(Weakness)으로 분석된다. 가족사 등에 얽힌 법적 공방을 거치며 ‘싸움닭’ ‘불도그’ 등의 이미지가 각인된 것은 취약지점이다. 10개월 동안 이 지사의 지지율이 20~30%대를 머물며 ‘박스권’을 맴돌고 있는 이유도 이런 이미지 탓이란 분석도 있다.
대표 브랜드인 ‘기본소득’은 기회 요인(Opportunities)이다. 이 지사는 줄곧 ‘기본소득·기본금융·기본주택’ 등 자신만의 정책으로 기본 시리즈를 내걸고 있다. 반면 여권 내 다른 대선후보들이 반(反)이재명을 외치며 단일화에 나설 경우 이는 이 지사에게 위협 요인(Threats)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전히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점도 ‘결선투표’가 적용되는 대선 경선에서 위협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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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1964년 경북 안동의 한 산골에서 화전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 법대에 입학했고 1986년에는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국제연대위원, 성남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국가청렴위원회 성남부정부패신고센터 소장 등을 맡으며 성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시민운동을 펼쳤다. 2017년에 문재인 대통령과 당내 대선 후보 경쟁을 벌였고, 2018년에는 경기도지사로 뽑혔다. 가족사 등에 얽힌 각종 의혹과 법적 공방으로 고초를 겪다가 지난해 7월에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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