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노무직 비중 4년새 26% 이상 증가…경직된 고용정책 영향 분석
기업들 경력직 채용 비중 늘려…청년들 일자리 찾기 '바늘 구멍'
경영계 "기업 일자리 창출 위해 규제완화·노사문화 선진화 필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엔 기업 규제완화책 미미

청년 취업자中 단순노무직 비율 10%…고임금직은 경력이 차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청년인력(15~34세) 가운데 전문가·사무직 취업자가 줄고 단순 노무 취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결국 이들 연령대의 일자리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단순노무직 증가는 전체 청년인력에서 차지한 비중의 확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5월 월평균 청년 취업자 가운데 단순노무직 비중은 2017년 7%대에서 올해에는 1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노무직 증가에 일자리 양극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전문가들은 청소용역, 건설근로, 택배 등 청년층의 단순일자리 취업자 증가에 대해 일자리 구조가 양극화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사태 이후 비대면 사회가 확산되면서 택배 등 일자리는 더욱 호황을 맞이했다.


일자리의 양극화는 단기 계약 위주의 '긱 경제'라는 트렌드도 작용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경직된 고용정책이 한 몫 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가 강행되면서 기업의 고용의지가 꺾였다는 것이다. 최근엔 '노조법 개정'과 '중대재해처벌법(산업재해사망사고 발생 시 최고경영자 처벌) 추진'까지 겹치면서 고용을 더욱 얼어붙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전날 "공채 확대"를 요청한 안경덕 고용노동부장관에 대해 "개정 노조법으로 노사분규가 증가해 파업이 늘어날 것으로 걱정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핵심 규제 완화와 함께 노사 관계 선진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통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 입장에선 정부정책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얘기다.


기업 입장에선 신규 고용 창출보다는 경력직과 단기 계약을 맺어 필요한 직무에 투입하는 수시 채용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주요 기업 채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채용 계획을 세운 137개 업체의 2분기 채용 인원 중 경력은 37.6%, 신입이 62.4%였다. 특히 IT와 연구개발 등은 경력직 채용 비율이 각각 71.4%와 60.2%에 달했다. 소위 양질의 일자리는 경력직이 차지하는 셈이다. 반면 신입 채용 비율이 높은 업종은 영업·마케팅(78.2%), 생산·기술(62.9%) 등이다.


정부는 여전히 현금 지원 고수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관해 발표하는 모습.(이미지 출처=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관해 발표하는 모습.(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정부는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29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청년을 정규직으로 뽑은 중소기업에 1인당 최대 90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청년채용 특별장려금', 청년 등 고용취약계층에 1인당 최대 300만원의 구직활동 지원을 해주는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을 추진한다. 민간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업 규제 완화책은 미미한 실정이다.


하경정에서 정부가 내놓은 청년 고용 정책이 '주거·자산 정책'과 시너지를 낼지도 의문이라는 반응이 많다. 자산 증식은 취업 이후 10~20년을 내다보는 장기 정책이고 부동산 정책은 교육·교통 인프라와 정부 정책에 따른 시세 변화 같은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반드시 고용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장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 정책을 '고용, 주거, 자산'으로 통합해 방향을 설정한 것, 특히 자산 증식 정책을 내놓은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해당 정책이 청년의 고소득 정규직 채용을 늘리는 등의 시너지를 낼 지는 다른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이 워낙 경직적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1단계인 고용 증대는 물론 2단계 내 집 마련(주거), 3단계 자산 증식까지 갈지 의문"이라며 "특히 대기업에서 경력직 수시 채용 제도를 놔두고 굳이 정부 재정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청년 구직자를 뽑아야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게 정책 실효성이 낮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AD

전문가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경영계 요구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사업장 내 실업·해직 노조원(비종사 조합원)의 노조 활동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 요구에 고용부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