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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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수년간 업무회의를 명목으로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를 쓰다 감사원에 적발된 산업은행 지점장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남신향 판사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산업은행 지점장 A(54)씨에게 최근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5∼2018년 업무추진비에 사용하라고 지급받은 법인카드로 유흥주점에서 82차례에 걸쳐 합계 1500여만원을 술값 등에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임직원 행동강령은 '업무수행을 위한 예산을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해 은행에 재산상 손해를 입혀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은행 예산운용 가이드라인도 유흥업을 비롯한 제한업종에 법인카드 사용을 유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유흥 종사자가 있는 유흥주점, 속칭 '방석집' 35개 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쓴 뒤 각종 회의를 한 것처럼 경비처리를 했다. 그는 '글로벌 채권동향 파악', '해외 공모채 발행시장 동향 파악', '아시아 은행 산업 전망 회의' 등 회의나 간담회 명목으로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허위로 꾸며 산업은행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7월 감사원 '산업은행 기관운영 감사 보고서'에서 처음 공개됐다. 감사원은 "해당 업소들은 업종이 통상 '일반음식점' 등으로 돼 있지만, A씨는 음주가무 등이 가능한 유흥주점만을 선택해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1인당 집행금액이 3만원이 넘지 않게 기재하거나 일부 집행내용을 자신이 아닌 같은 부서의 다른 팀장이 사용한 것처럼 작성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초 감사결과를 받아들이고,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점을 고려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산업은행은 '상벌세칙상 정직처분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감사원 문책요구에 따라 그에게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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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도 "배임 범행이 3년에 걸쳐 이뤄졌고 피해금액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범행 일체를 자백, 반성하고 있고 부당사용 전액을 변제해 피해가 회복됐다"며 "감사원 요구에 따라 피고인이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시 취업규정상 당연퇴직이 예상되는 점, 연령과 성행 및 가족관계 등 양형조건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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