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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컨슈머 막말 백태…코로나도 지치는데 한숨만 '푹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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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메뉴 잘못 선택했는데 별점 테러
리뷰 달겠다며 환불 요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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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이정윤 기자] "환불 해주세요, 아니면 리뷰 기대하시고요."


서울 용산구 소재 배달 족발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서영희(54)씨가 한 고객과의 전화통화에서 들었던 말이다. 제품을 구매한 후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고객, 이른바 '블랙컨슈머'에게 수차례 피해를 본 서씨는 이번 '새우 튀김 환불 갑질' 사건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씨는 "매장에서 파는 음식과는 달리 배달 음식은 맛과 질이 달라질 수 있어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로 인해 점주들이 신경 쓰고 적극적으로 응대하려는 부분을 악용하는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픈 사건"이라고 말했다.

서씨의 가게는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고객과 음식점을 모바일로 연결하는 배달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90%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대부분의 생계가 이곳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서씨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말 한마디 없이 배달 주문한다고 해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서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 게 법이나 제도보다 먼저"라고 말했다.


25일 서울 강남·마포·용산구 일대 음식점 7곳을 방문과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취재한 결과 음식점주들은 한 달에도 수십차례 무리한 환불 요구, 막말, 악성 리뷰와 별점 테러 등에 시달렸다. 찜닭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50·여)씨는"본인이 메뉴 선택을 잘못했는데 환불을 해달라고 했다"면서 "음식이 이미 만들어져 어렵다고 안내하며 대신 서비스를 드리겠다고 했더니 '짜증나게 씨X. 배고파 죽겠는데 지금 뭐하는 거냐. 장난하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 고객은 업체에 평점 1점을 부여했고 김씨는 모욕적인 언사에 제대로 일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점주들은 배달앱에 악성 리뷰와 평점을 달아도 마땅한 방어권이 없다. 만두 전문점을 운영하는 장모(38·여)씨는 "주방에서 가위를 사용하지도 않는데 가위에 잘린 비닐이 음식에서 나왔다며 환불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한 달이면 10명 정도 되는 블랙컨슈머가 배달을 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제해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것 외엔 리뷰와 평점을 이용한 갑질과 환불 요구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파스타 전문점을 운영하는 손희성(39·가명)씨는 "배달 플랫폼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음식 맛, 서비스, 위생 등 본질적인 노력보다는 리뷰, 평점에 골몰한다"며 "손편지, 리뷰 이벤트 등에 지나치게 매몰되면서 음식은 뒷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리뷰와 별점 평가 제도는 거리나 배달료의 차이, 할인 이벤트 등 기본의 매장 선택 기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맹점주협의회 등은 현재 배달 앱 내 평가에 대한 점주 대응권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악성 리뷰를 삭제하거나 점주의 답변 댓글 작성 지원, 비공개 리뷰, 배달과 음식 품질에 대한 평가 분리 등이 그것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법 등 기본적 제도롤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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