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주 52시간제 도저히 못지키는 현실…정부 강행 유감"

중기중앙회, 16일 정부 발표에 유감 표명
"50인 미만 기업은 여력 부족…인력난"
"코로나 정상화 때까지 계도기간" 요청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중소기업계는 정부의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강행 발표에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6일 고용노동부가 계도기간 없이 다음 달부터 50인 미만 기업에 대해 주 52시간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입장문을 냈다.

중기중앙회는 "정부 발표에 중소기업계는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면서 "아직 많은 50인 미만 업체들이 도저히 주52시간제를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작년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 펜데믹에 대응하기 급급해 주 52시간제 도입을 위한 근무체계 개편 등의 준비를 할 여력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코로나로 작년부터 외국인근로자 마저 입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영세 기업들은 인력난으로 사람을 뽑지 못해 사업의 운영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설비를 24시간 내내 가동하는 뿌리기업은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 추가 채용이 불가피하지만, 고질적 인력난을 겪고 있어 추가 채용이 힘들다.

조선업계는 국내법을 고려하지 않는 해외 선주의 주문에 따라 움직여야 하며, 건설업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야외작업이 빈번해 인위적인 근로시간 조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중기중앙회는 "정부는 계도기간 없는 시행 강행을 재고하고 대기업에 9개월, 50인 이상 기업에 1년의 계도기간이 부여된 것을 감안해 50인 미만 기업에도 그 이상의 준비기간을 부여해달라"며 "최소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정상화 될 때까지 만이라도 계도기간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