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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조용히 걷고 가만히 바라보는‥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최종수정 2021.06.16 11:00 기사입력 2021.06.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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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으로 떠나는 위로여행-호수길 걷고 110년 된 성당도 가보고~

횡성호수길은 걷는것이 얼마나 즐거운지를 보여주는곳이다. 소나무길, 호수길 등 짧지만 다양한 매력을 선사한다. 호수길 5구간에 있는 전망데크

횡성호수길은 걷는것이 얼마나 즐거운지를 보여주는곳이다. 소나무길, 호수길 등 짧지만 다양한 매력을 선사한다. 호수길 5구간에 있는 전망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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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이어지는 호수길을 따라 걷는 재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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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으로 보이는 곳이 호수길 5구간이다

앞쪽으로 보이는 곳이 호수길 5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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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여년이 된 풍수원 성당

110여년이 된 풍수원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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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바닥으로 된 성당 내부

마루바닥으로 된 성당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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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어답산의 산 그림자와 하늘의 구름이 그대로 횡성호로 빠져듭니다. 갓 피어난 여름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수변 풍경은 마음을 여유롭게 합니다. 횡성호 주위를 걷는 도보코스인 '횡성호수길'은 이런 경관을 보며 걷는 길입니다. 호수길의 최대 매력은 푸른 수면에 비친 데칼코마니 풍경입니다. 호수가 넓지 않아 물결도 잔잔합니다. 등고선처럼 산자락을 휘감는 길을 돌 때마다 산 빛을 담은 물그림자가 새로운 풍경을 그려냅니다. 호수길은 모두 6개 코스에 총길이 31.5㎞입니다. 그중 추천할만한 것이 타박타박 흙길과 숲길, 호수가 잘 어울리는 5코스입니다. 뒤로는 어답산을 두르고 물가를 따라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핀 길은 걷는 맛이 훌륭합니다. 힘들게 이겨내고 있는 코로나19에 잠시나마 위로를 받기 좋습니다. 또 한 곳 있습니다. 바로 풍수원 성당입니다. 가슴 한켠 무언가 답답한 느낌이 드는 그런 날이며 '마음을 내려놓는' 휴식이 있는 공간입니다. 110여년의 세월을 품은 성당 마루에 두 손 모으고 앉아 자신을 위로하고 되돌아보는 기회는 유의미한 일입니다. 지치고 힘들고,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나 자신에게 위로와 힐링을 주고 싶을 때 찾아 볼 수 있는 횡성의 여행지를 다녀왔습니다.


횡성읍에서 19번국도 홍천방향으로 약 10km를 달리면 횡성호 '망향의 동산'에 닿는다. 횡성호는 1997년 완공한 횡성댐의 담수호다. 호수 둘레로 '횡성호수길'을 조성했다. 그 중에서도 5코스가 가장 인기다.

출발점이자 종착점인'망향의 동산'에 자리한 '화성의 옛터 전시관'엔 수몰민들의 애잔함이 먼지처럼 켜켜이 쌓여 있다. 물에 잠긴 5개 마을 주민들의 소소한 생활용품이 좁은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오래된 목기와 물레, 낡은 이발기와 흑백TV 등 두고 온 옛 고향을 아련하게 되돌아보는 듯 진한 향수를 풍긴다.


지금은 호수의 풍경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횡성호에서는 먼저 사람들이 떠났다. 횡성댐이 세워진 건 지난 2000년. 담수가 시작되면서 253가구의 938명의 주민들은 수몰을 앞둔 고향마을을 떠났다. 중금리, 부동리, 화전리, 구방리, 포동리…. 이렇게 다섯 개 마을의 대부분이 횡성호의 물 아래로 잠겼다. 계천을 건너던 섶다리도, 전설이 깃든 장독 바위도, 바쁘게 돌아갔을 정미소도, 술익는 내음으로 가득했던 양조장도 모두 수몰됐다. 거짓말처럼 다섯 개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고 만 것이다.


망향의 동산에서 호수길에 들었다. 입장료 2000원을 받고 있다. 입장티켓은 횡성에서 현금처럼 음료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망향의 동산을 기점으로 A코스 4.5㎞, B코스 4.5㎞가 맞닿아 있다. A코스를 1㎞가량 걷다 보면 원두막 지점이 나오는데 갈래길에 따라 A코스를 마저 걷거나 B코스로 새롭게 접어들 수 있다. B코스 오색꿈길에 들면 곧게 뻗은 은사시나무 숲을 맞닥뜨린다. 나무 사이로 반짝거리는 호수 물결을 볼 수 있는 힐링 명소다.

출발한 지 10여분이 지났을뿐인데 길은 호수와 산, 짙푸른 하늘이 한데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살포시 올라오는 흙냄새도 구수하다. 능선과 호반을 차례로 지날때마다 달라지는 풍광에 탄성이 절로 난다.


호수길은 '왕의 전설'을 품고 있다.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에 쫓겨 갑천으로 온 뒤 하천에서 갑옷을 씻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태기왕의 아들이 청일면 신대리로 가던 중 날이 저물어 노숙하는데 한 군사가 왕자의 피로를 달래주기 위해 구릿대로 피리를 만들어 불어줬다고 한다. 인근 피리골은 구릿대단소에서 유래돼 이름 붙여진 마을이다. 호수를 따라 반나절 정도 걷는 길이지만 마음속 찌든 때는 버리고 담아갈 것은 모두 챙기는 그런 길을 걸었다.


횡성 유현리 마을을 지나자 한 눈에도 고풍스러운 멋을 풍기는 풍수원성당이 나왔다.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 빨간 벽돌 성당은 동화 속 그림같지만 110여년 세월에도 단아한 기품을 잃지 않고 있다. 성당 문을 밀고 들어섰다. 고딕양식으로 외관은 서양의 것을 따왔지만 안은 의자가 없는 마루바닥이다.


성당 안에 가득한 것은 편안한 어둠과 적요함, 누군가 금방 기도를 하고 돌아갔는지 마루에는 방석 몇 개가 놓여 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독서대에는 펼쳐진 '예레미야서'가 환하게 빛을 내고 있다.


종교나 개인적인 신앙심의 차이와는 관계없이 오래 된 성당에 들면 마음이 가지런하게 정돈되는 느낌이다. 깊은 산중의 오래 묵은 절집에 들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다.


손때에 반질반질한 마루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사방으로 가지 치는 사념에 묵상은 당초 무리였을까. 탁세에 물든 검은 마음에 좀체 가라앉지 않는 생각의 꼬투리와 한참을 씨름했다.


풍수원성당의 역사는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더러 100년 된 천주교 성지는 봤어도 200년을 훌쩍 넘는 성지를 대하니 가슴이 아려온다.


1801년 순조 1년에 천주교를 박해한 '신유사옥'때 박해를 피해 이곳에 숨어들은 신자들은 성당 건물도 없이 신앙을 지키며 생활했다. 60여년이 지난 1866년 병인년에 대박해가 시작되고 1871년 '신미양요'가 잇따라 일어났다. 더 많은 신자들이 피난처를 찾아 이곳에 숨어들었다.


화전을 일구며 연명했던 천주교 신자들이 기와를 굽고 벽돌을 날라 1907년에 지금의 성당을 지었다. 서울 약현성당(1892년), 전북 고산성당(1896년), 서울 명동성당(1898년)에 이어 한국에서 네번째로 지은 성당이다. 하지만 한국인 신부가 지은 것으로는 최초의 성당이다. 성당이 세워진지 1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어디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단아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성당만 보고 돌아서기에 아쉽다면 성당 왼편 언덕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묵주동산'이라 불리는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조성된 '십자가의 길'이 있다. 피정의 목적이 기도와 묵상이고 성당이 기도의 공간이라면 이 길은 묵상을 위한 것이다. 동산에선 되도록 걸음을 늦춰야 한다.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듣고 나뭇잎 사이로 살랑거리는 바람을 느끼며 걷는다.


횡성=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에서 나가서 횡성방면으로 좌회전해 442번 지방도로를 탄다. 6번 국도와 교차하는 지점에서 영영포 쪽으로 우회전해 추동1교 다리를 건너자마자 다시 좌회전한다. 이어 만나는 옥동교차로에서 서석ㆍ청일ㆍ갑천 방면으로 우회전해 달리다가 구방리(망향의 동산)방면으로 좌회전하면 횡성호다.


△먹거리=횡성에서는 한우가 첫손으로 꼽힌다. 진짜 횡성산 한우는 간판에 '횡성한우' 로고를 새겨놓은 식당에서만 맛볼 수 있다. 횡성본점, 우천점, 새말점, 둔내점 등을 거느린 횡성축협한우프라자가 가장 믿을만한하다. '양평식 해장국'을 내는 운동장해장국은 지역 주민들의 단골집이다. 안흥찐빵은 면사무소앞 안흥찐빵과 심순녀 안흥찐빵이 손꼽힌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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