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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뜨거워"vs"불법 아니다" '리얼돌 체험방' 단속,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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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파고드는 리얼돌 체험방에…경찰·여가부·지자체 합동 단속
주민들 반발에 폐업하는 경우도
전문가 "리얼돌, 남성 성적 환상 담는 욕망의 빈 그릇"

리얼돌.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리얼돌.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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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아이들이 '리얼돌'이 뭔지 물어볼까 봐 걱정돼요.", "불법도 아닌데 왜 단속하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최근 경찰이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떠 만든 성인용품) 체험방 단속을 시작하면서 이를 둘러싼 시민들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합법인 영업장을 단속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리얼돌이 청소년에 왜곡된 성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만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여성가족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전날(7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약 2달간 리얼돌 체험방 관련 불법행위 단속에 나선다.


현행법상 리얼돌 체험방은 학교 200m 이내 교육환경보호구역만 아니면 영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경찰은 최근 청소년보호법·정보통신망법·건축법 등을 토대로 단속 근거를 추가로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일반인이 통행하는 장소에 리얼돌 체험방 전화번호나 인터넷 주소(URL) 등의 정보가 담긴 간판이나 광고물을 내걸면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리얼돌 체험방 온라인 광고에 청소년 유해 매체물임을 표시하지 않거나 성인인증 등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기능을 적용하지 않으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단속 대상이 된다. 아울러 건축법상 리얼돌 체험방은 위락시설에 해당하므로 이에 맞는 설비 구조를 갖춰야 한다.


최근 논란이 된 경기 의정부시 내 리얼돌 체험방이 7일 오후 간판을 철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근 논란이 된 경기 의정부시 내 리얼돌 체험방이 7일 오후 간판을 철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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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찰의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 리얼돌을 수입·판매하는 것이 합법이고, 리얼돌 체험방 역시 사람을 대상으로 유사 성매매를 하는 게 아닌 만큼 경찰의 이번 단속이 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도 2019년 6월 리얼돌 수입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개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 대한 국가 개입은 최소화해야 하며, 성 기구를 음란한 물건으로 취급해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였다.


한 누리꾼은 "사람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저게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리얼돌이 최근 왜 이렇게 큰 논란이 되고 있는지 하나도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고작 인형일 뿐이지 않나. 불법이 아니라고 하면서 단속을 하면 그게 곧 불법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법적으로 문제없는 걸 왜 단속하냐. 말의 앞뒤가 안 맞는 거 아니냐"라며 "오히려 성적 욕구를 해소할 도구들을 다 막다 보니 성범죄가 더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리얼돌 관련 글들이 올라와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리얼돌 관련 글들이 올라와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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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택가나 학원가 등 일상 곳곳에 리얼돌 체험방이 생겨나면서 경찰 단속을 옹호하는 의견 또한 커지고 있다. 이들은 리얼돌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은 물론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성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2019년 7월에는 '리얼돌 수입을 아예 금지해 달라'는 취지의 청원글이 올라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해당 글에서 청원인은 리얼돌에 대해 "여성의 얼굴과 신체를 가졌지만 움직임이 없어 성적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도구"라고 규정하며 "이런 도구를 사용한 사람이 실제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볼 수 있겠으나.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하라"라고 촉구했다.


그런가 하면 아동·청소년이 드나드는 일반 상가에 인형을 통한 '유사 성매매 업소'가 제한 없이 운영되는 것이 문제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맘카페를 통해 "아이들이 오가는 건물에 리얼돌 체험방이 들어선다고 생각하면 경악스럽다. 어떻게 저게 합법일 수 있느냐"라며 "아이들이 호기심에 '리얼돌'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딱히 해줄 말이 없다. 애초에 사람을 본뜬 인형 자체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조차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다 보니 결국 폐업을 결심하는 영업장 역시 적지 않다. 최근 논란이 된 경기도 의정부시 내 리얼돌 체험방은 7일 주민들의 반발에 결국 문을 닫기로 했고, 지난 4월 경기도 용인시의 체험방 역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영업장을 자진 폐쇄했다.


전문가는 리얼돌은 결국 여성의 신체를 장악하고자 하는 지배 의지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국대 부설 몸문화연구소 윤지영 교수는 '리얼돌, 지배의 에로티시즘' 논문을 통해 리얼돌을 "여성과 닮아 보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남성의 성적 환상을 충실히 담아내는 남성 욕망의 빈 그릇"으로 규정했다.


이어 "인형은 일방적으로 예뻐해주고 귀여워해주며 사랑해주는 대상임과 동시에, 언제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짓이거나 훼손 가능하며 대체, 폐기 가능한 취약성을 의미한다"며 "인형 위상은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여성이 갖는 위상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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