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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중고차 가격이라고요?" 협박에 사기까지…중고차 허위 매물, 소비자들 '분통'

최종수정 2021.06.10 14:45 기사입력 2021.06.1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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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허위 매물·강매 피해에 60대 남성 극단적 선택
"중고차 사기 근절해달라" 靑 국민청원도
매매업자 범위 불명확·처벌 규정서 제외 등 허점 많아
전문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소비자 신뢰 높여야"

서울의 한 중고차 시장.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의 한 중고차 시장.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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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초영 기자] "이게 어떻게 중고차 가격입니까?"


60대 가장이 중고차 매매 사기단에 속아 자동차를 강매 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허위 매물은 물론 각종 협박 사기 행위가 난무하는 중고차 시장을 대대적으로 단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중고차 사기를 막아달라는 호소가 올라오기도 했다. 전문가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충북경찰청은 지난달 11일 허위 매물을 미끼로 중고차를 강매한 A(24)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일당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온라인에 시세보다 저렴한 허위 매물을 올려 피해자인 60대 B 씨를 유인한 뒤 온라인에 올린 차량에 비해 성능이 한참 떨어지는 차량을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강제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약 3개월간 팀장, 텔레마케터, 출동조, 허위 딜러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중고차 매매 사기를 벌여 피해자 50여명으로부터 6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중고차 사기 근절 촉구 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달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중고차 사기 근절 촉구 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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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매물을 미끼로 중고차를 강매하는 수법은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지난 4월 한길리서치에 의뢰,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4.4%가 중고차 매매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허위·미끼 매물'을 지목했다.

지난해 6월에는 경기도가 소비자가 많이 찾은 상위 중고차매매 사이트 가운데 허위 매물이 의심되는 31곳을 대상으로 판매상품을 조사한 결과 95%가 실제로 구입할 수 없는 허위 매물인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중고차 판매자는 상사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후 상품용 중고차로 정식 등록해야 하지만, 매매상품용으로 정식 등록된 차량은 전체 차량의 4.8%에 불과했다. 사이트에 게시된 평균 판매가격은 실제 취득가액보다 2.8배 비싸거나 주행거리가 실제 주행거리와 4.8배의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허위 매물 사례가 끊이지 않는 데는 허술한 처벌 조항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매매업자의 허위과장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개보조원, 딜러 등을 고용해 허위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에는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중고차매매업자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통신판매중개업자라는 명분으로 사이트상의 상품정보나 매매과정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고지를 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시장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최근 중고차를 알아보고 있다고 밝힌 40대 회사원 김 모씨는 "일부 중고차 시장으로 볼 수 있지만, 아예 협박을 하면서 강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차를 사고 안사고는 소비자의 권리인데 정도가 지나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요청하지 않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강매하는 행위 또한 처벌 규정에서 제외돼 매매업자가 경각심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은 자동차관리사업자의 강매 행위를 금지하면서도 벌칙은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강매 행위가 적발되더라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과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되는 데 그친다.


상황이 이렇자 정치권에서는 자동차매매업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중고차 강매 행위를 처벌 규정에서 제외하는 문구를 삭제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현재 개정안은 소위에 상정된 채 아직 계류 중이다.


교통연대의 '중고차 시장 완전 개방 촉구' 서명 운동

교통연대의 '중고차 시장 완전 개방 촉구' 서명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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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중고차 시장의 대기업 진출을 허용해 이러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 등이 제한돼 왔다. 그러나 중고차 매매 사기로 인한 피해자들의 사례가 잇따르자 일부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대기업의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간 폐쇄적인 중고차 시장 구조로 인해 허위 매물을 비롯한 각종 불법적인 관행 거래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한 조사 결과 역시 대기업 진출이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전문가 25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79.9%가 완성차 제조사의 중고차 매매 시장 진입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중고차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고 선진화할 수 있다 (71.4%)',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될 것 (56.7%)' 등을 이유로 선택했다.


전문가는 중고차 시장의 대기업 진입을 허용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고차 판매업이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을 규제해왔음에도 허위 매물, 과대 광고와 같은 문제들은 정화되지 않았다"며 "대기업의 진출로 시장이 선진화된다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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