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R 등 기술 발달…현실세계와 상호작용
메타버스 플랫폼, 경제활동 공간으로 진화
업무·서비스 공간 발전 등…융합된 공간, 현실처럼 실감

[이명호의 미래당겨보기]메타버스, 무한히 확대되는 가상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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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컴퓨터와 인터넷)은 온라인이나 사이버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현실 세계와 다른, 인식할 수 있지만 만질 수 없는 가상의 것(비트, 콘텐츠, SW, 프로그램, 네트워크, 공간)을 의미한다. 이렇게 현실 세계와 다른 개념으로 존재하던 디지털 분야에서 현실 세상과의 만남, 상호작용, 융합, 결합이 거세지고 있다. 가상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점점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최근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몰입형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 기술의 실감도가 증가함과 동시에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은 실시간으로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해주었다. 사이버 라이프는 현실과 더 비슷해지고 있고 현실과 가상의 융합 및 상호작용으로 스마트제조,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등 현실의 실체와 공간이 지능화되고 있다.


컴퓨팅(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공간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윌리엄 미첼은 1999년 ‘비트의 도시(City of Bits)’라는 저서에서 전자 공간을 비트로 구성된 도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사이버 공간이 구현된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가상 세상에서 물질적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며 자신의 존재를 또 다른 세상에 투사한다. 가상 세상 속에서 나는 전혀 다른 존재(avatar)로 활동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여러 캐릭터의 나, 즉 메타버스(Metaverse)에서의 부캐를 만들어 낸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이 사이버 스페이스로 옮아가며 그곳을 내가 실제 살아가는 세상으로 느끼게 된다. 메타버스의 세상이 열린 것이다. ‘초월’을 뜻하는 ‘meta’와 ‘세상, 우주’를 뜻하는 ‘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점점 더 현실의 ‘나’가 투사된 사이버 스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 가상의 세상이 점점 더 실제의 세상 같아지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누적 판매량 2억장), 로블록스(사용자 1억5000만명), 포트나이트(사용자 3억5000만명), 제페토(사용자 2억명) 등 게임 플랫폼이 생활과 소통의 공간으로 확대되며 가상과 현실이 융합되고 상호작용하는 메타버스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포트나이트는 게임 경쟁 공간인 배틀 로열(Battle Royal)과 생활과 소통, 문화 공간인 파티 로열(Party Royal)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제페토와 ‘모여 봐요, 동물의 숲’ 등은 생활·소통공간을 특화시켜 플랫폼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플랫폼 제공자의 콘텐츠가 일방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가상공간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객체를 주고 받으며 공감각적 체험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지고 있다. 포트나이트는 파티 로열을 통해 유명 가수의 가상 콘서트를 개최했다. 제페토는 가상세계에서 입학식, 졸업식, 신입사원 연수를 진행하거나 아이돌 뮤직비디오 공개, 팬사인회를 진행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게임과 사이버 라이프에서 경제 활동의 공간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포트나이트는 게임 내 파티 로열에서 가수 트래비스 스콧의 가상 콘서트를 개최하여 오프라인 대비 10배가량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제페토에서는 이용자가 제작한 아이템이 전체 아이템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하루에 7000~8000개씩 새로운 의상이 제작되고 있다. 사이버 콘텐츠의 시장이 생긴 것이다.


메타버스는 업무와 서비스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VR기기 오큘러스 퀘스트(Oculus Quest)만 착용하면 PC가 없어도 가상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는 ‘인피니트 오피스(Infinite Office)’를 발표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메타버스 협업 플랫폼 메시(Mesh)를 공개했고 로블록스는 업무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프라인에서 회의 테이블에 자료를 놓는 것처럼 가상 회의실에서도 문서를 찾아볼 수 있다. 업무만이 아니라 더 많은 서비스가 메타버스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경험을 지원하는 기기도 PC, 모바일, 콘솔이라는 2D 디스플레이 중심에서 VR HMD, AR 안경에 의한 3D 디스플레이로, 나아가 손목 밴드, 반지, 장갑 등과 같이 신체 움직임과 감각을 활용하는 단계로 확장되며 실재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실의 몸이 인터페이스가 되며 현실의 ‘나’가 가상 스페이스에 투사되는 수준을 넘어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생성적 적대신경망(GAN) AI 기술은 표정, 행동 등 나의 가상 영상을 실시간으로 더욱 실제처럼 만들어내고 있다. 점점 현실 세상과 분리돼 가상 세상에서 점점 더 나와 같이 느껴지는, 혹은 내가 되고자 하는 캐릭터의 디지털 트윈, 디지털 휴먼으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휴먼의 활용 분야는 엔터테인먼트, 유통, 마케팅, 금융, 방송, 교육, 훈련, 헬스케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사람들은 더 현실 같은 가상공간으로 삶의 공간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메타버스 기술은 디지털 세상, 가상 세상을 점점 더 현실 세상과 같이 실감할 수 있게 해주고 현실의 물리적 세상은 디지털 트윈 기술에 의해 점점 더 가상화·시뮬레이션화되고 있다. 메타버스 속에서 우리는 현실과 같이 생활하며 디지털 트윈으로 인해 현실은 가상의 복제품이 되고 있다. 가상의 복제품을 조작하면 현실의 객체가 변한다. 가상에서 먼저 살아보고 현실의 삶을 선택하여 구현하는 것이다.


디지털로 현실의 세상은 로직이 되고, 공간의 재구성이 일어나게 된다. 가상 공간은 두뇌로만 인식되는 허구의 공간이 아니고 현실을 디자인하는 공간이 된다.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이 만드는 새로운 공간은 선택하는 별개의 공간이 아닌 융합된 하나의 공간이 된다. 꿈이 현실이고 현실이 꿈인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물리적, 지리적 한계를 넘어선 공간이 재구성되는 것이다. 내가 있는 공간이 세상의 중심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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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사)미래학회 부회장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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