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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 훼손하고 코·입 잘려…끊이지 않는 유기동물 학대, 시민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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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훼손하는 '잔혹' 동물학대 잇따라 발생
지난 9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사례 13배 이상 폭증
"말도 못 하는 동물들에게 이런 짓을"…시민들 분통
전문가 "종합적인 동물 학대 대응 매뉴얼 필요"

두 눈이 훼손된 유기견 / 사진=동물보호관리시스템

두 눈이 훼손된 유기견 / 사진=동물보호관리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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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두 눈이 훼손되고, 코·입이 잘렸다. 최근 사회적 화두가 된 유기동물 학대 사건 피해 동물이 입은 상처 부위다. 학대를 당한 동물들은 평생 신체 장애를 안은 채 살아가게 됐다.


주인으로부터 버림 받았거나, 잠시 주인을 잃은 동물을 노린 잔혹한 학대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는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동물학대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매뉴얼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일 경기 안성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시 소속 유기동물 포획요원은 발화동에서 갈색 진도 믹스견으로 추정되는 유기견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요원은 두 눈이 파열되고, 얼굴은 온통 진물로 뒤덮인 어린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유기견은 안구 적출 및 봉합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생명에 큰 지장은 없으나 시력은 영원히 잃게 됐다. 개를 진찰한 의사는 "학대를 당한 개 같다"라며 소견을 냈다.


시는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지난달 27일 안성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견주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사건의 구체적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코와 입 등 일부 신체부위가 훼손된 말티즈 '순수'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코와 입 등 일부 신체부위가 훼손된 말티즈 '순수'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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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유기동물을 겨냥한 잔혹한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주둥이와 코를 훼손당한 말티즈 '순수' 사연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기도 했다.


당시 서울 동대문구 한 거리에서 발견된 순수는 입과 코가 잘리고, 케이블타이로 목이 조여진 상태로 발견돼 인근 유기동물보호소로 보내졌다. 순수는 동물병원 대학병원 등을 오가며 8차례 걸친 수술을 받은 끝에 건강을 회복했지만, 얼굴 복원은 불가능하며 호흡도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순수의 임시 보호를 맡은 개인 봉사자는 지난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한 청원글에서 "순수가 다친 이유는 학대로 추정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동물학대 강력 처벌을 외치고 있는데도 이렇게 학대가 이어지는 것은 생명에 대한 존중 의식이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동물학대 신고 건수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69건에 불과했던 동물보호법 위반 사례는 지난 2019년 914건으로 10년간 13배 넘게 폭등했다.


지난 9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사례 건수는 13배 넘게 증가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9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사례 건수는 13배 넘게 증가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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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라 벌어지는 잔혹한 동물 학대 사건에 시민들은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는 20대 직장인 A 씨는 "말도 할 줄 모르는 동물에게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나"라며 "동물 학대는 잔혹하고 심각한 범죄로 취급돼야 한다"라고 공분을 터뜨렸다.


또 다른 회사원 B(31) 씨는 "눈에 상처를 입은 유기견 사진을 봤는데, 모자이크된 사진만으로도 끔찍하더라"라며 "학대자가 죗값에 맞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는 동물학대 사건에 대한 관계 기관들의 전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시민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동물학대 사건에 대한 엄중한 처벌, 적극적인 수사에 대한 사회적 공감은 커지고 있지만 동물학대 사건 발생 시 우리 사회 대응 능력은 매우 미흡한 게 현실"이라며 "일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동물학대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빠르고 정확한 사건 대응으로 동물의 구조를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학대 현장에서 학대 목격자 및 일선 담당자가 위험에 처한 동물을 신속하게 보호하고, 나아가 점차 다양하고 잔혹해지는 동물학대 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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