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에 갇힌 도시, 범죄도 잠잠해졌다
절도·폭력·사기 등 발생↓
거리두기로 상호작용 감소
범죄의 기회 줄어들어
1차 대유행기엔 대구·경북
2차 대유행기엔 서울·경기
주요 확산지역 범죄 감소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정동훈 기자]코로나 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범죄발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범죄 양상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범죄 가운데 절도와 폭력, 사기 등은 코로나19 발병과 1,2차 대유행기에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는 2018년과 2019년 1~10월에 발생한 사건(살인·강도·폭력·절도·가정폭력·성폭력·데이트폭력·사기·교통사고·자살 등 10개) 발생건수의 평균과 2020년의 동일기간 발생건수의 평균을 주간과 월간으로 합산해 제시했다.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였던 절도 범죄는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1차 대유행이던 2020년 3월 618.48건으로 예년 평균 655.26건을 밑돌았다. 2차 대유행인 2020년 8월에는 667.00건을 기록, 예년 평균(736.32건)과 가장 감소폭을 보였다.
폭력 범죄도 마찬가지였다. 2018∼2019년과 2020년 추이를 비교하면 월별 감소폭은 100건 안팎이었다. 1차 대유행 이후 200건 이상의 차이를 보이다 2차 대유행 이후인 9월(1428.23건)은 예년 평균(1841.55건)대비 400건 이상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 지역의 경우 2차 대유행기에 다른 지역에 비해 폭력 범죄 발생건수의 감소폭이 컸고, 대구와 경북 지역은 1차 대유행에 상대적으로 발생 건수가 적었다. 이는 1차 대유행기에 코로나19가 주로 발생한 지역이 대구와 경북지역이었고, 2차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주로 발생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기 범죄도 지난 2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오히려 조금씩 감소하는 모습이었다. 1월(177.10건)과 2월(162.79건)은 발생건수가 지난 2년간의 발생건수(174.84·140.38건)와 유사하거나 다소 높았으나, 2월 말 이후에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해 예년과 전혀 다른 추세를 보였다. 예년의 경우 3월(200.27건)부터 10월(346.76)까지 증가세를 보였지만, 2020년은 3월(166.06건)부터 감소세를 보이다 10월에는 112.74건까지 떨어졌다. 다만 사기는 전체 건수는 줄어든 반면에 보이스피싱·인터넷·가상화폐 등 사이버 지능범죄는 증가했다.
보고서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감소하면서 범죄의 기회 역시 감소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범죄의 추세와 패턴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절도·폭력·사기 이외 7개 범죄는 코로나19 전후의 차이가 없거나 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에는 감염병 관리체계에서 경찰의 행정력과 수사력에 문제를 제기한 대목도 눈에 띈다. 감염병 관리체계에서 경찰의 강제력이 과도하게 집행되고 확진자와 접촉자 등 동선을 추적하기 위한 과도한 사생활침해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감염병과 관련한 업무는)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이 주무기관인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단속 현장에서는 경찰이 주로 움직였다"며 "비상시기 때문에 경찰의 역할도 필요하지만, 경찰자원이 상시 동원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경찰 법집행은 자제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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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언택트 정보 활동도 한계점이 나타나고 있다. 법무부가 방역 사각지대 해소 목적으로 국내 불법 체류 외국인에 대한 단속을 유예하면서 이에 따른 치안 사각지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온라인에서 마약거래가 증가하고 있고 외국인 마약 유통·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사람을 통해 얻어야 하는 정보(휴먼트)에 기대고 있는 활동 방식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언택트 정보 활동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면서 "외국에서 범죄수배자를 데려오거나,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 범죄자들을 외국 경찰이 데리고 오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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