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 공동창업자 “신산업 싹 자르는 변협…중기부 목소리 내달라”
정재성 로앤컴퍼니 공동창업자
변협, 법률플랫폼 광고 변호사 징계…"로톡 죽이기"
중기부 등 유관부처 관심 촉구…"리걸테크 위축"
[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변협(대한변호사협회)의 개정안은 사실상 ‘로톡 죽이기’다. 비단 로톡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리걸테크(Legal Tech)의 싹이 잘리는 문제다.”
법률플랫폼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를 공동창업한 정재성 부대표는 지난달 3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부대표는 로톡 등 법률플랫폼을 ‘불법 서비스’로 규정한 변협에 대해 “‘불법’은 사법기관의 판단이 나온 후에 쓸 수 있는 표현”이라며 “변협 등에서 제기했던 고발 2건은 이미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현재 진행 중인 고발 건도 같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변협과 ‘강대강’ 대치…“청년변호사 플랫폼”
이날 로앤컴퍼니는 변협을 상대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변협이 지난달 초 개정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의 위헌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개정안에 따르면 변협은 로톡 등 법률플랫폼에 광고하는 회원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다. 로톡은 광고비로만 수익을 내고 있어 ‘돈줄’이 막힌 셈이다. 정 부대표는 “개정안의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플랫폼에) 참여 또는 협조를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상세한 정의가 없어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고 징계 수위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같은 날 총회를 통해 법률플랫폼 사용금지를 명문화한 ‘변호사 윤리장전’ 개정까지 감행했다. 변협 관계자는 “73%의 압도적 찬성율로 윤리장전 개정안이 통과됐다”면서 “로톡은 청년변호사를 위한 플랫폼이라고 주장하지만 결국 진짜 청년변호사는 공정한 수임질서를 교란하는 플랫폼을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톡 변호사 회원 약 4000명 중 79%가 경력 10년 미만의 청년변호사라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 부대표는 변협이 로톡 광고 서비스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변협 측은 포털 광고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지만 정작 개정안에서는 포털을 허용하고 로톡은 금지하는 이중성이 모순적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변협은 내부회칙 개정 직후 인터넷 업계에서 논란이 일자 네이버 등 포털은 개정안상 금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부대표는 “네이버 등에서는 월 수천만원 이상을 내야 키워드별 상위 10위권에 노출될 수 있고 이런 광고비는 중견급 이상 로펌에서나 감당할 수 있다”면서 “반면 로톡은 100만원 내외의 광고비만 내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변호사 회원이 로톡에 들이는 월 광고비는 ‘99만원 이하’가 5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만~200만원’(33.3%), ‘200만~300만’(8.9%), ‘300만원 이상’(3.5%) 순이었다. 로톡은 합리적 광고비를 앞세워 청년 및 개업변호사 회원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게 정 부대표의 설명이다.
“신산업 저해…유관부처 나서야”
리걸테크 생태계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 부대표는 “안 그래도 국내 리걸테크 서비스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뒤쳐진 수준”이라며 “세계 최저 수준의 하급심 판례 공개율 등 신산업에 보수적인 기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톡은 기존 법률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해 의뢰인과 변호사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면서 “우리가 기득권에 밀려 없어진 선례가 되면 앞으로 국내에서 리걸테크 서비스는 나오기 힘들고 결국 해외기술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 부대표는 중기부 등 유관부처의 관심을 촉구했다. 정 부대표는 “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면 얼마나 많은 문제들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변협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법무부나 신산업을 관장하는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문제제기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소원이나 공정위 제소 등은 스타트업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라며 “법률시장의 공급자와 수요자 다수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갈등 초기부터 ‘타다 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유효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과거 타다 논란이 일었던 것처럼 기득권은 혁신서비스의 생태계 진입을 원천 차단하려는 측면이 있다”면서 “특히 현행법이 정한 것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 환경에서 스타트업은 기득권 반발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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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력 5년의 스타트업 A 대표는 “(로톡은) 출시한지 수년이 된 서비스인데 이제 와서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합리적 비용을 추구하는 소비자 수요에 힘입어 서비스가 활성화된 만큼 낡은 인식과 규제는 바뀔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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