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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환경 오염 새 골칫덩이 되다 [임주형의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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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 "가상화폐 유망하나 환경 우려"
'채굴' 과정서 막대한 전력 사용
화석연료 발전량 폭증 우려 커져
최근 재생 에너지 사용하는 '채굴 협의회' 설립
전력 소모량 줄인 '친환경 코인' 개발 이뤄져

중국 허베이성에 위치한 화력발전소. 중국은 가상화폐 채굴의 약 65%가 이뤄지는 나라다. / 사진=연합뉴스

중국 허베이성에 위치한 화력발전소. 중국은 가상화폐 채굴의 약 65%가 이뤄지는 나라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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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최근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이유 중에는 '환경 오염 리스크'도 포함돼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가상화폐의 채굴·거래가 오염물질 배출을 더욱 부추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상화폐가 앞으로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려면, 환경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때 자신을 "도지파더(Dogefather·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부르며 '가상화폐 전도사' 역할을 자처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느닷없이 "앞으로 테슬라 차량의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지 않겠다"며 폭탄선언을 했습니다.

가상화폐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이어왔던 머스크 CEO가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꾼 이유는 환경 오염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쓴 글에서 "가상화폐의 유망한 미래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환경을 그 대가로 치를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머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채굴에는 화석연료, 특히 석탄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소비되는 에너지의 1% 미만인 다른 가상화폐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머스크의 발언 이후 모든 가상화폐 시세는 크게 출렁였습니다. 특히 비트코인은 전일(11일) 대비 약 20%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테슬라 차량 결제에 비트코인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사진=연합뉴스

최근 테슬라 차량 결제에 비트코인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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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도 중국 경제당국이 가상화폐 채굴에 대한 규제 방침을 발표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가상화폐들은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실제로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 실제로 오염 물질이 배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화폐 채굴에 소비되는 전력의 양이 급증하면 이를 보급하기 위해 발전소를 증설해야 할 테고, 이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 심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채굴은 컴퓨터 칩의 연산능력을 이용해 가상화폐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이에 따라 신규 가상화폐를 누적하는 과정을 이르는 말입니다. 현재 채굴을 전문적으로 하는 비트코인 투자자, 혹은 채굴 대행업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천개를 배열해 만든 거대한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이 컴퓨터가 돌아갈 때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가상화폐 채굴장 모습. 그래픽 처리 유닛(GPU)로 이뤄진 이른바 '가상화폐 채굴기'를 연결해 운영한다. / 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 채굴장 모습. 그래픽 처리 유닛(GPU)로 이뤄진 이른바 '가상화폐 채굴기'를 연결해 운영한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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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붐이 이어지다 보니 최근 전력 소모량은 크게 늘어난 상황입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집계하는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 소비 지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당시 전체 6.6테라와트시(TWh) 수준이었던 가상화폐 채굴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 10월 기준 67TWh로 무려 10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또 지난 2월22일 기준으로는 연간 129TWh를 초과, 다시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129TWh의 전력 소비량은 2020년 기준 인구 약 4500만명 수준인 아르헨티나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불과 4년 만에 비트코인의 전력 소비량이 한 국가와 맞먹는 수준으로 폭증한 겁니다.


가상화폐 채굴의 상당량이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가 됩니다. 개발도상국은 전기 가격이 대체로 싼 편이지만, 대신 전력 생산을 화석연료 발전소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비트코인 전력 소비 지표'에 따르면 현재 가상화폐 채굴의 65%는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에너지 기후 분야 싱크탱크 '엠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기준 전세계 석탄발전의 53%를 차지합니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빗썸 강남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7시 54분께 5천790만원까지 떨어졌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오전 서울 빗썸 강남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7시 54분께 5천790만원까지 떨어졌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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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가상화폐 업계는 '더티코인(Dirty coin·더러운 코인)'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일례로 가상화폐 채굴업자들은 앞으로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릴 계획입니다.


앞서 지난 24일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CEO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 채굴을 추진하는 기구인 '비트코인 채굴 협의회'(협의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협의회는 머스크 CEO와 함께 회의를 주최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 CEO는 회의 이후 트위터에 "북미 비트코인 채굴자들과 대화했다. 잠재적으로 유망하다(potentially promising)"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채굴에 사용되는 에너지양을 최소화한 이른바 '친환경 코인'들도 등장했습니다. '치아', '카르다노'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가상화폐들은 비트코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채굴을 함으로써 소모 전력량을 줄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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