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부채 가파른 증가…가상화폐 투자자 60%가 2030
취업·고용시장 악화로 2금융권·불법대출 의지하는 경우도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송승섭 기자] 가상화폐와 주식 등에 대한 ‘불나방 빚투(빚내서 투자)’,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으로 청년층의 금융위험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취업ㆍ고용구조의 악화 탓에 2금융권이나 온라인 불법대출에 의지하는 경향까지 짙어지는 형국이다.


빚에 짓눌린 청년들이 금리인상을 마주할 경우 위험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업과 ‘신’용불량에 노출된 ‘실신세대’발(發) 동시다발적 경고음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빚더미 청년층]사라지는 계층 사다리, 가상화폐·주식에 '불나방 빚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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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에 기름 붓는 위험자산 투자=최근 들어 특히 우려를 키우는 건 가상화폐와 주식 등 위험자산을 향해 거침없이 뛰어드는 청년층의 움직임이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코로나 이후 청년층 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타 연령층 대비 청년층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의 레버리지를 활용한 위험자산 투자 열풍이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통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연령층 가운데 20~30대가 60%를 넘고 주식투자 열풍으로 지난해 상반기 이들의 신용공여 잔액이 2019년 대비 50% 넘게 뛰어오른 점 등이 배경이다.


백 연구위원은 이어 "반면 악화된 고용상황과 소득감소로 인해 취약 청년층은 금융접근에서 소외, 다중채무, 불법대출 등 채무여건이 악화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생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금융권 대출에 의존하면서 다중채무자로 전락하는 등 신용불량 문제의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20대의 카드론 잔액은 2019년(9630억원) 대비 19% 증가한 1조1000억원에 달했다. 리볼빙 서비스 이용 증가율도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6.8%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취약 청년층을 타깃으로 삼은 온라인 불법대출도 확산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취약 청년층을 대상으로 신용ㆍ대출 이력을 조작해 금융권 대출을 발생시킨 뒤 수수료로 대출금의 약 30%를 받아내는 ‘작업대출’도 확산하고 있다. 작업대출 이용자는 대부분 대학생ㆍ취업준비생들이라는 게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다.


스마트폰 등을 할부로 구입한 뒤 현금화하는 ‘내구제 대출’,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상품권이나 게임 아이템을 구입한 뒤 현금화하는 ‘소액결제 깡’ 등 비공개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불법 대부업자들의 활동도 점점 고도화하는 흐름이다.


빚을 감당할 수 없이 졌다가 재기가 어려워진 청년도 많아지고 있다. 2019년 말에 대비한 지난해 상반기 개인회생 접수율은 20대 남성이 29.8%, 20대 여성이 24.7%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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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날벼락, 감당할 수 있을까 = 문재인 정부 들어 20대의 주택담보대출이 111%나 뛰어올랐을 만큼 청년층의 ‘주택 대출 먹구름’도 짙어진 상황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청년층의 주담대는 173조원, 전세자금대출은 88조원으로 주택 관련 대출이 청년층 부채 증가의 64%를 차지했다.


위험자산 투자가 청년층 부채 급증의 원인이 됐지만 대다수의 2030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불안을 느껴 내집마련에 나섰다는 얘기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내집 마련에 나선 청년층이 급증한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영끌 부실폭탄’의 뇌관에 불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의 변동금리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금리 인상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의미다. 금감원의 과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원금 3억원, 만기 30년의 금리 3.5%짜리 대출 월(月) 상환액은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17만원 가량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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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단순히 대출을 풀거나 옥죄는 것을 넘어 주택정책 전반에 대한 재정비를 바탕으로 한 세심한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 중에서도 소득이 있고 추후 상환능력이 안정적인 차주에는 대출을 확대해주고 능력에 맞지 않게 대출을 빌린 이들은 선제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상환능력에 따른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결국 어떻게 하면 젊은 계층이 양질의 주택에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숙제를 풀어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개입으로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정상화해야 하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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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금융당국에서 대출을 풀까 말까 하는 식으로만 고민하면 해결이 안될 것"이라며 "집값에서 기인한 만큼 폭증한 부동산 자산가격이 내려가는 게 (대출 급증세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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