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 원인유전자, 뇌수술 안하고 척수 주사로 검출"
KAIST 이정호 교수팀, 뇌척수액에서 검출하는 기술 개발 성공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난치성 뇌전증의 원인 유전자를 수술하지 않고 척수 주사를 통해 뇌척수액을 채취해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이 다양한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뇌 특이적 체성 돌연변이 유전자를 뇌척수액에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뇌전증이란 '간질'으로도 불리며, 전신 또는 부분 발작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병을 말하다.
그동안 난치성 뇌전증을 진단하려면 고비용에 위험을 무릎쓰고 뇌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 병은 대부분 발생 과정 중 뇌 신경세포에만 국소 특이적으로 생긴 체성 돌연변이(somatic mutation)에 의해 일어나는 데 뇌는 다른 장기와는 다르게 뇌혈관 장벽으로 막혀있기 때문에 병인 돌연변이를 포함한 세포 유리 DNA가 혈장에서는 검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원인 유전자를 찾기 위해 뇌수술로 병변 부위를 도려내어 병인 돌연변이를 알아냈으며, 뇌척수액을 통해 세포 유리 DNA를 검출하려는 시도 자체가 없었다.
연구팀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뇌척수액에 존재하는 미량의 세포 유리 DNA에도 병인 돌연변이가 존재할 가능성을 주목했다. 연구팀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 12명의 뇌척수액에서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세포 유리 DNA를 정제하고 증폭해 병변 부위에서 이미 검출한 돌연변이가 존재하는지 디지털 중합효소연쇄반응(digital droplet PCR)로 분석했다. 그 결과 3명의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서 평균 0.57%로 존재하는 병인 유발 돌연변이 유전자를 검출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김세연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은 "난치성 뇌전증의 원인 유전자 검출은 수술을 통해 조직을 얻어야만 가능했는데 뇌척수액만을 채취해 돌연변이를 검출할 수 있고, 이 검출법이 새로운 진단법으로 쓰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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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KAIST 교원창업 기업을 통해 난치성 뇌전증의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진단법 활용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신경학회보(Annals of Neurology)'에 지난달 4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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