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투,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유지도 핵심쟁점 부상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 경찰청 헬기에서 바라본 평택항에서 수입자동차가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 경찰청 헬기에서 바라본 평택항에서 수입자동차가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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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올해 국내 완성차 업계 노동조합들이 내놓은 임금 및 단체협상안은 ‘코로나19 청구서’라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엔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병)에 각 노사가 임금동결이란 ‘고통 분담’에 합의했지만, 올해는 각 노조도 지난해 다 못한 임·단협 성과를 벼르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전 세계적인 전동화 추세로 완성차 산업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노조가 내놓은 ‘때이른’ 청구서는 미래차 시대 대비와 고용 안정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경제계는 차 업계를 시작으로 하투 리스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며 활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노사의 협력관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직 미완인데…청구서 내민 勞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사측에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키로 했다. 이외엔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유지 협약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기아 노조도 비슷한 수준의 임·단협안을 확정한 상태다.


업계에선 올해 임·단협이 임금동결을 선택했던 지난해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무분규로, 기아 노조는 파업이란 부침에도 임금동결을 선택했으나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임협안 찬성률은 각기 약 52%, 58% 선에 그쳤다.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로 연초부터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노조 및 조합원으로선 코로나 청구서를 내밀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올 연말에는 현대차 노조의 집행부 선거도 예고돼 있는 상태이고, 최근엔 MZ세대를 중심으로 조직된 사무연구직 노조도 등장해 선명성 경쟁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이번 단협안에 연구소 및 일반직 처우개선과 관련한 요구안들도 마련했다.


벼랑 끝에 선 외국계 3사의 하투도 심상치않다. 한국GM 노조는 이번 임협안으로 기본급 9만9000원 인상과 통상임금 150%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작년에만 31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7년 연속 적자를 낸 와중에서다. 특히 한국GM은 최근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공으로 한 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부평 1·2, 창원공장의 가동률을 절반으로 낮추면서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조차 매듭짓지 못한채 각기 파업과 부분직장폐쇄 카드로 맞서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만큼 당장 갈등은 표면화 되지 않고 있으나, 회생계획안의 핵심인 ‘인력 구조조정’ 문제는 여전한 불씨로 남아있는 상태다.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호실적엔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측면이 크고, 향후 전망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특히 외국계 3사의 경우 판매부진에 경영난까지 겪고 있는 상태여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아직인데…현재+미래 청구서 낸 勞 원본보기 아이콘


산업전환기 고용유지도 최대화두로

올해 임·단협부터는 미래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유지도 뇌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금속노조도 산업전환협약을 올 임·단협 공통요구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각 사 노조가 산업전환협약을 들고 선 것은 전 세계적인 친환경화·전동화로 완성차 산업의 고용구조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까닭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는 약 63%, 생산공수는 약 70~80%에 그친다. 전체 완성차 중 전기차의 생산비중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고용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현대차 노조는 이번 임·단협서 ‘산업전환에 따른 미래협약’을 요구하고 나섰다. 구체적으론 배터리·모터 등 미래차 주요부품의 국내 연구 및 생산, 미래 산업분야 부품·완성품의 국내 생산, 미래산업 관련 고숙련·고기능 직무 프로그램 수립 등이다. 한국GM 노조도 미래발전계획을 내놓으며 부평2공장의 전기차-내연차 혼류생산 확약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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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차의 성장세가 가파른만큼 직무전환 교육, 이해관계 조정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컨대 쟁점이 되는 대미투자의 경우, 미국 정부가 타국서 생산된 배터리·완성차에 패널티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 만큼 단순히 접근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직무 전환과 고용에 대해서도 노조 내 신·구세대간, 생산직-사무직간, 회사간 입장차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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