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대만 후폭풍' 시험대 오른 한국 외교력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지은 기자]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 문제’가 언급된 것을 두고 중국이 즉각 반발하면서 동북아 지역에 긴장감이 다시 돌고 있다.
한미 양국이 충분히 예상했을 상황인데, 정작 중국의 반응이 나오자 미측은 "한국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란 입장을 내면서 공을 우리 정부에 넘기는 모습이다.
25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이 언급된 문제를 놓고 각국이 다른 해석과 입장을 내놓는 등 후폭풍이 불고 있다.
한미 정상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공동 기자 회견 이후 쿼드(Quad)의 중요성과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대만 해협 평화 유지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공동성명 발표 이후 한국에서는 ‘중국이 불쾌감을 느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런 우려에 대해 청와대와 외교부는 적극적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4일 ‘중국 측에 공동성명과 관련한 설명을 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만 해협 관련 내용이 최초로 성명에 포함됐지만 양안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서 역내 정세 안정이 우리에게도 중요하다는 기본 입장을 일관적이고도 원칙적 수준에서 표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외교부 등을 통해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해 중국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해 왔다"고도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 저녁 TV에 나와 "중국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이해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과는 오늘뿐만 아니라 늘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순수한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며 "관련 국가들은 대만 문제에서 언행을 신중하게 해야 하며 불장난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한 것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다만 미·일 정상회담에서 나온 메시지를 비판한 것에 비하면 수위가 다소 낮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도 같은 날 ‘중국 공산당 100년과 중국 발전’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란 말은 없지만, 중국을 겨냥하는 것을 우리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며 한국 정부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미국에선 자칫 무력 충돌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와 지적이 제기됐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이 언급된 것과 관련, 대만해협에서 무력 충돌이 있을 경우 한국에 무엇을 기대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것은 우리가 아니라 한국 정부가 이야기할 부분"이라며 "우리의 대만 관련 정책이 변한 건 없다"고 강조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중국이 대만 문제로 한국을 쉽게 압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관련국들의 반응이 신경 쓰이는 만큼 미국과 노선을 같이하는 한국을 그대로 두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으로부터) 보복조치가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그것에 대비하고 예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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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 취지에 대해선 "사후 조치를 한국에 떠넘긴다기보다는 (무력 충돌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한미 간 합의가 이루어지 않은 것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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