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단기보험 장벽 낮췄지만…보험사들은 "뚜껑 열어봐야"
소액보험 수익성 기대하기 어려워
"누가 선뜻 뛰어들겠나" 회의론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다음달부터 소액단기보험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지만 정작 보험업계 반응은 미지근하기만 하다. 펫보험이나 도난보험처럼 소비자들의 실생활에 밀착된 보험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소형 보험사의 등장이 예고되지만, 기존 보험사들은 정작 뚜껑을 열어봐야 알꺼라는 반응이다.
21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6월9일 보험업법 개정안 시행으로 보험사 설립요건인 자본금 규모가 20억원으로 일반 종합보험사 300억원에 비해 15분의1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아울러 소액단기보험업으로 시작해 규모가 커지면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로 전환도 가능하며, 기존 보험사도 자회사로 소액단기보험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했다.
소액단기보험사 허가는 사전준비, 예비허가, 본허가, 영업 개시 순으로 진행되는데 아직까지 금융당국으로 부터 예비허가를 받은 업체는 없는 상황이다. 기존 보험사 중에서도 자회사로 소액단기보험에 뛰어들 준비를 하는 곳도 보이지 않는다. 이에 법 시행 전부터 소액단기보험 시장 육성이 순탄치 않을꺼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당초 소액단기보험에 거는 기대감은 컸다. 비슷한 제도를 우리보다 먼저 시작한 일본의 성공사례가 밑바탕이 됐다. 2005년 소액단기보험업을 도입한 일본은 레저보험을 비롯해 자전거보험, 날씨보험, 변호사보험 등이 등장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국내 손해보험시장의 경쟁도를 높이기 위해 소액단기보험이 필요하며, 플랫폼과 업무제휴, 지리적 근접성·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간단손해보험대리점 등을 활용할 경우에 판매채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소액·간단보험 만으로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른 시행령에서는 소액단기보험사의 상품에 대해 보험기간은 1년으로 맞췄으며, 보험금 상한액은 5000만원으로 연간 수입보험료도 500억원으로 제한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기존 시장과 수입보험료 규모가 너무 차이나는데 연간 수입보험료 500억원을 보고 선뜻 뛰어들 수 있겠느냐"면서 "핀테크업체가 참여해야 하는데 초기 비용 부담을 생각하면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소액단기보험이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월 보험료 990원짜리 운전자보험이나 1만원 암보험, 2000원 레저보험과 같은 미니보험 상품을 내놨지만 실상은 대부분 전략성 상품이다. 젊은 고객층의 흥미를 유도하기 위한 용도였다는 의미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선보인 미니보험 중에 흔히 히트를 친 상품이 거의 없다. 미니보험은 팔아봐야 돈이 안된다는 얘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다양한 보험이 나와서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검증되지 않은 보험은 소비자 피해만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