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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왕'이자 '자선왕'…빌 게이츠의 두 얼굴 [임주형의 테크토크]

최종수정 2021.05.15 07:00 기사입력 2021.05.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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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 대기업 MS 창업한 빌 게이츠
CEO 재직 당시 '독점왕' 오명…반독점 제소 당하기도
부인 멜린다와 결혼 이후 '천사 자선가' 탈바꿈
코로나19 백신 개발, 친환경 에너지 투자 등 관심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 사진=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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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최근 전 부인 멜린다 게이츠와 이혼 소식을 발표하면서 전세계적 화두에 오른 빌 게이츠. 특히 그가 최근 지인들에게 "사랑이 없는 생활을 했다"며 토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후 변화 등 국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해 온 자선가 빌 게이츠의 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사실 빌 게이츠는 이전에도 두 얼굴의 기업가라는 오명을 썼습니다. 그는 미국 최대의 IT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했지만, MS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하던 당시 온갖 수단을 동원해 경쟁자들을 몰아내며 '실리콘밸리의 악마'라는 악명을 얻은 바 있습니다.

빌 게이츠가 MS를 설립한 해는 지난 1975년입니다. 당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친했던 폴 앨런과 함께 MS를 공동 창업했는데, 이들은 세계 최초의 가정용 컴퓨터인 '알테어'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면서 IT 업계에 출사표를 냈습니다.


MS가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은 미국의 컴퓨터 기업 'IBM'이 개발한 PC용 운영체제(OS) 공급을 맡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이때 MS가 선보인 게 MS-DOS인데, DOS를 통해 OS 시장을 선점한 MS는 향후 PC용 OS '윈도우'를 직접 개발하면서 거대 IT 기업으로 발돋움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윈도우 10' 출시 당시 한국 MS 지사 광고판 모습. / 사진=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윈도우 10' 출시 당시 한국 MS 지사 광고판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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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는 이제 PC 운영체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빌 게이츠는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해 한때 인터넷 분야를 장악했으며, 사무용 툴인 MS 오피스도 개발해 B2B 소프트웨어도 평정했습니다.

그러나 빌 게이츠가 MS 제국을 건설하는 방식은 경쟁자들에게 매우 잔혹했습니다. MS는 PC 시장을 선점한 윈도우에 익스플로러를 '끼워파는' 방식으로 강매에 나서, 경쟁 기업인 넷스케이프를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가 직접 칼을 빼들 정도였습니다. 지난 1998년 미 법무부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MS를 제소했습니다. 정부와 MS의 법적 공방은 이후 4년간 이어졌고, 결국 지난 200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야 MS는 법무부와 극적인 타협을 성사시켜 회사 분할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는 살렸지만, 빌 게이츠의 이미지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지난 2009년 출간된 살림지식총서 '빌 게이츠'에 따르면, 당시 미국 업계는 MS를 "악의 제국"으로, 빌 게이츠를 "악의 제국의 심장부"로 묘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빌 게이츠는 지난 2001년 CEO 자리에서 사실상 불명예 퇴진했으며, 2014년에는 MS의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나면서 사실상 완전히 손을 뗐습니다.


빌 게이츠에 대해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 한 장면. / 사진=유튜브 캡처

빌 게이츠에 대해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 한 장면. / 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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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악마'라는 악명을 뒤집어 쓴 빌 게이츠를 180도 바꾼 사람은 그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였습니다. 두 사람은 MS 반독점법 소송이 한참 진행 중이던 당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세계의 질병·기아·불평등을 퇴치하고 교육을 확대하는 게 최대 목적인 자선 단체입니다.


멜린다는 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약 1년에 걸쳐 빌 게이츠를 끈질기게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게이츠 재단의 기부액은 2000년 당시만 해도 1억(약 1200억원)달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수십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영하는 거대 단체로 거듭났습니다.


미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이 재단은 현재 민간 자선단체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재단 보유 자산은 약 510억달러(약 57조6000억원)를 넘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지난해에는 재단을 통해 약 2조원 가까운 금액을 백신 개발에 기부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기후 변화 위기 해결을 위해 친환경 에너지 기업에 적극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빌 게이츠는 지난 2월16일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책을 전세계 동시 출간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일 방법으로 '친환경 원자력 발전소'를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빌 게이츠와 아내 멜린다(오른쪽) / 사진=연합뉴스

빌 게이츠와 아내 멜린다(오른쪽)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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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그는 "10년이나 20년 내로 기후 변화가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은 코로나 팬데믹이 10년마다 발생하는 것만큼 심각해질 것"이라며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도구로 원전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때 끼워팔기를 동원해 경쟁사를 몰아낸다며 비판을 받은 '실리콘밸리의 악마'가 이제는 자선가이자 기후 위기 해결사로 재탄생한 셈입니다.


그러나 빈곤 퇴치 및 국제 문제 해결에 주력해 온 빌과 멜린다의 삶은 다시 한번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4일(현지시간) 각자의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더이상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며 결혼 생활 27년 만에 이혼하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미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지인들에게 "결혼은 끝난 지 오래고 각각 분리된 삶을 살고 있었다"라며 "사랑이 없었다"라고 고백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두 사람은 앞으로도 '게이츠 재단'의 운영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멜린다를 통해 '악덕 자본가'에서 '천사 자선가'로 변모하는 데 성공한 빌 게이츠의 기부 행보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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