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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이야기] 가상화폐 과세와 줄탁동시

최종수정 2021.05.14 17:29 기사입력 2021.05.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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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자 광풍 속에 제도편입과 규제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가상화폐 투자자는 500만 명을 넘어섰고 하루 코스피의 2배에 이르는 30조 원가량이 거래되고 있다. 당국의 허가 없이 설립되는 국내 가상화폐 취급 사업자는 현재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거래소를 중심으로 무려 220여 곳으로 추정된다. 가상화폐는 그간 자산성 여부나 법적 지위, 소관 부처가 명확하지 않다가 올해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의 시행으로 법체계 내로 편입됐는데, 거래소 인가 및 은행의 거래소 계좌에 대한 실명 확인이 제도의 요체다.


지난 7일에는 거래업자의 등록 의무, 사업자의 해킹 방지 의무 및 손해배상책임, 고객 예치금에 대한 사업자의 보호 의무 등을 규정한 가상자산입법입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제도편입과는 달리 가상화폐 과세는 선도적이다. 정부는 2017년부터 과세 방침을 표명하다가 2020년에는 세법을 개정해 내년 1월1일부터는 가상자산을 양도 또는 대여해 얻은 소득이 연간 250만 원의 기본공제액을 초과하면 이를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0% 세율로 분리과세 할 예정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가상화폐 과세에 대한 찬성의견이 53.7%, 반대 입장이 38.8%로 나타났다. 과학 기술발달로 생성된 신규자산에 대한 투자자 보호와 규제를 위한 법체계 내 포섭의 요청 목소리가 높아 국회의 입법과 과세당국의 법 집행 및 관련업계 및 투자자의 협력이 긴요한 시점이다.

가상화폐는 그 개념에 대한 보편적 정의가 마련돼 있지 않다. 특정금융정보법에서는 가상 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 및 그에 관한 모든 권리라고 정의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가상화폐의 수는 2년 전에 비해 4배가량 증가해 1만 개에 육박하고 있고, 비트코인과 이를 제외한 알트코인으로 구분된다. 시장가치 기준으로 비트코인, 그리고 이더리움, 바이낸스 코인, 도지코인, 테더코인 순이며 시가총액은 약 2739조 원, 1일 거래액은 약 240조원에 달하고 있다. 가상화폐는 통상적으로 채굴, 전자지갑 저장 및 거래의 단계를 거치며, 가상화폐거래참여자들의 거래 이력이 블록으로 묶여 기존에 블록화돼있는 거래 이력에 연결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거래 이력의 진위를 검증하면서 자연스럽게 보안이 강화되는 형태를 취한다.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는 크게 소득과세와 소비 과세로 대별된다. 우선, 소득과세를 보면 가상자산의 소득금액은 가상자산거래로부터 발생한 총 수입금액에서 필요 경비를 차감해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는데, 채굴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요금은 필요경비로 인정돼 과세대상소득에서 차감된다. 위와 같이 산정된 가상자산소득은 20%의 단일 세율로 분리과세되고, 1년의 과세기간 내 여러 가상자산에서 발생한 손익의 통산이 허용되며 과세 기간별로 250만 원 이하의 이익은 과세에서 제외된다. 과세 방식은 원천징수 대신 연 1회 신고ㆍ납부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외에도 개정세법은 비거주자에 대한 가산 자산인출시점과세,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에 해외 가상자산거래계좌의 포함 등을 담고있다. 다음, 소비 과세에 관해서는 가상화폐로 상품을 구입한 경우 현금영수증 교부 대상이 아니라거나 가상자산이 사업자가 공급하는 재화가 되면 부가가치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는 원론적 유권해석만 있을 뿐, 채굴 및 거래행위를 직접 규율하고 있지는 않다.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제도는 각국마다 차이가 있으나, 소득과세는 사업소득 또는 양도소득으로 과세하고, 소비 과세는 면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에서는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보아 가상화폐의 양도소득은 양도소득세의 대상이 된다. 또한 가상화폐의 채굴을 사업적 채굴과 비사업적 채굴로 구분해 전자는 사업소득으로, 후자는 일반소득으로 구분해 과세한다. 소비세는 주별로 다르나 뉴욕주 등 대부분 주에서는 가상화폐를 무형자산으로 보아 판매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유럽연합은 유럽사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가상화폐의 매매에 대해 여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가상화폐거래소득은 원칙적으로 잡소득으로 분리과세 되는데, 최고 50%의 7단계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일본에서는 초기 가상화폐 판매도 소비세 납세 의무대상으로 보았으나 2017년 소비세법 개정을 통해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익이 있는 곳에 과세해야 한다는 담세력 원리에 따라 가상자산에 투자해 얻은 소득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조세 정의에 부합한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제도편입의 초기임에도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바로 정식의 소득과세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우선 거래세 위주로 과세를 하고 본격적인 소득과세는 그 추이를 지켜보면서 추진하자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가상자산의 거래소득의 실질을 양도소득으로 보면서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것은 오히려 글로벌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아니한다는 비판도 있다. 같은 투자소득임에도 5000만원을 비과세하는 금융투자 소득과 달리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250만원의 기본공제만을 허용하는 것은 지나치게 적다는 견해도 있다. 가상자산거래소득을 양도소득으로 보아 이월결손금 공제를 허용하거나, 2023년부터 도입될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하는 대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가상자산채굴에 소요된 전기료를 필요 경비로 공제한다고 하면서도 가상자산채굴사업자와 비사업자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과세 방식도 보다 정치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행소비 세제는 아직 가상자산의 거래에 대해 침묵하고 있으나, 해외 입법례를 본떠 거래소에서의 가상화폐 구입을 면세거래로 명시하는 것이 예측 가능성의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가상자산투자자와 거래 규모가 제도권 금융시장과 맞먹는 시점에서 담세력 원리에 부합하는 과세제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자 보호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과세체계 정립에 관한 줄탁동시의 리더십이 발휘돼야 할 적기다.


백제흠 김앤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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