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호' 민주당의 시험대, 장관 후보 3인…'쇄신'과 '친문' 사이
문 대통령, 이르면 11일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할 듯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류정민 기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으로부터 부적격 판단을 받은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며 강제로 ‘낙마’시킬 생각이 없다는 뜻을 피력하자, 공을 받아 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큰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야당 그리고 여당 일부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자 거취 문제다.
민주당 내에선 이들에게 표면적으로 중대한 결격 사유가 없다는 게 중론이나, 국민 눈높이를 감안해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당내에서 ‘최소 1명은 낙마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단기적으로는 야당과 협상이 필요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과 얽히는 측면이다. 그보다 중요한 건 송영길 신임 민주당 대표 지도부의 쇄신 의지와 ‘친문(친문재인)’ 사이 관계 설정의 시험대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르면 11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청와대 인사청문보고서 제출 시한은 10일까지였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청문보고서를 시한 내에 송부받지 못할 경우 다음날부터 10일 이내에서 기간을 정해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그동안 대통령의 재송부 요청은 장관 임명 강행의 시그널로 해석돼 왔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을 열어 장관 후보자 임명 관련 논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이 김부겸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특위 개회와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상황과 엮여 있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한병도 의원은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한 시간 전에 일방적으로 (특위) 취소를 통보했다"면서 "지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의원총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했던 3개 상임위 간사들이 결정적 하자가 없다는 보고를 했으나, 야당과의 협력이나 국민적 눈높이를 고려해서 당 지도부가 결정해달라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의원총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으며, 이후 최고위원 간담회도 가졌으나 마찬가지로 결정을 유보한 상태다. 김 의원은 "총리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야당과 논의를 한 결과를 갖고, 마지막 결론을 내기로 한 상태"라고 말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소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두 분은 민심에 크게 못 미치고, 따라서 장관 임명을 해서는 안된다"라며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두 분의 장관 임명 반대를 분명하게 표명해야 한다. 머뭇거리거나 지체해서는 안되고 최대한 분명하고 단호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후보자는 국가지원금 해외출장 가족 동반, 논문표절 등으로, 박 후보자는 도자기 불법 반입 판매 등으로 의혹과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 내에서는 그동안 1~2명의 후보자는 낙마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친문 주류의 당 운영을 비판해왔고 소신파로 불려온 이 의원이 가장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송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민심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면서 "정치는 민심을 따라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청와대가 모두 주도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의견 수렴을 할 때 다수의 의원들이 일부 후보자는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면서 "송 대표도 쇄신 차원에서 그런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안다. 청와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국회의 논의까지 다 지켜보고 종합해서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 내 친문과 비문 간 갈등의 소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냈던 부산 지역 친문 전재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장관 후보자들이)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나라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박탈해버릴 만한 결정적인 어떤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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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임박노' 트리오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야당 반대한다고 검증 실패라 생각지 않는다'며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면서 "여의도출장소로 전락한 여당은 합리적 견제와 균형 역할은커녕 대통령 눈치나 보며 기본 책임조차 내팽개칠 태세"라고 비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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