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에 권한 위임한 것"… 대학 편입학 채점표 조작 교수 벌금형 확정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면접위원 3명이 점수를 매기는 대학 편입학 면접에서 불참 면접위원이 참석한 것처럼 꾸미고, 조교에게 임의로 채점하도록 한 교수가 대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3일 대법원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부산의 H 대학 교수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4년부터 4년여간 수회에 걸쳐 H 대학 편입학 구술·면접고사 면접위원을 맡으며 채점 없이 퇴실 또는 불참한 다른 면접위원이 마치 참석해 지원자들에게 점수를 준 것처럼 기재된 채점표 등을 진행요원인 조교에게 임의로 작성해 대학 측에 제출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구술·면접고사는 학과별로 학과장을 포함한 교수 3인이 직접 지원자들을 면접해 각각 평균점수를 기재한 채점표를 작성, 서명해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이 점수는 편입학전형 성적 총점의 40∼5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모든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B씨는 법정에서 '다른 면접위원들이 허위로 채점표를 작성해 낸 것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학과장이던 그가 채점표상의 면접위원장란에 서명을 한 점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2심은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거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문"이라며 벌금을 1500만원으로 높였다.
B씨는 2심에서 "채점표 등은 조교가 권한을 적법하게 위임받아 작성한 것으로 이를 허위공문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채점표는 면접위원들이 지원자들을 심사한 후 평가항목별로 '직접' 점수를 부여한 결과가 기재돼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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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도 이 같은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허위공문서작성죄의 행사할 목적, 허위, 고의 및 공모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B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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