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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분묘기지권' 판례… "남의 땅에 조상묘, 사용료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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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분묘기지권' 판례… "남의 땅에 조상묘, 사용료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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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분묘기지권에 대한 기존 판례가 바뀌었다. 분묘기지권은 관습법상 인정되는 권리다. 토지 소유자에게 허락을 받지 않았어도 20년 이상 강제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분묘를 관리해왔다면 인근 땅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이에 그동안 분묘기지권을 얻은 사람은 토지 사용료를 별도로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장기간 묘를 관리해 인근 토지에 관한 권리를 취득했더라도, 땅 주인의 허락을 얻지 않았다면 토지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자신의 땅에서 조상 묘를 관리하고 있던 B씨에게 토지 사용 대가를 지급하라며 소송에 나섰다. 당시 A씨는 경매로 땅을 사들였지만 해당 토지에는 B씨 조상 묘가 있었다. 이에 A씨는 자신이 2014년 10월부터 땅의 소유권을 갖게 된 이상 B씨가 토지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B씨는 자신이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1심은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시간 경과에 따라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다면 토지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하지만 2심은 B씨가 분묘 인근 땅을 점유한 탓에, A씨가 다른 토지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2심은 "토지 소유자는 분묘기지권의 존재로 인해 나머지 토지 사용에 대해서도 많은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분묘기지 부분에 대한 지료조차 지급받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은 심히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전합 역시 분묘기지권을 취득해도 땅 주인이 토지 사용 대가를 청구했다면 묘를 설치한 사람이 이용료를 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분묘를 설치한 다음 20년간 평온·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함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였더라도, 분묘기지권자는 토지 소유자가 분묘기지에 관한 지료를 청구하면 그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안철상·이동원 대법관 등 2명은 "20년 이상의 장기간 평온·공연하게 분묘기지의 점유가 계속됐다면, 토지 소유자가 묵시적으로 무상의 토지 사용을 용인한 것"이라며 "분묘기지권자는 그와 같이 알고 분묘기지를 점유해 왔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토지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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