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출범 100일 공수처, 중립 지켜야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
1세기 로마 시인 유베날리스가 당대 권력자들의 부패를 풍자하며 남긴 말이다. 한국의 감시자들도 누리는 권력에 비해 견제 장치가 부족했다. 검찰과 법원 등 형사·사법절차를 이끄는 사정기관이 스스로를 감시하기엔 제한이 컸다. 그렇게 법원의 사법농단과 검찰의 수사권 남용 문제 등이 터져 나왔다.
올해 1월 출범한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감시자를 누가 감시할지에 대한 제도적 해답이었다. 판·검사와 고위 경찰뿐 아니라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도 공수처 수사대상이다. '감시자들의 감시자'로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수처는 오는 30일 출범 100일을 맞는다. 하지만 이를 자축하기엔 논란과 과제가 산적하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둘러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황제조사 논란 및 관련 사건의 기소·이첩 등을 놓고 중립성 시비가 잇따랐다. 아직 1호 수사를 개시하지도 못했지만, 지난 23일 기준 누적 접수 사건은 966건에 이르렀다. 속도와 중립성 모두 놓친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중립성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 공수처는 신임 검사들을 대상으로 검사 교육을 진행했다. 수사 실무가 부족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여전히 검사 인력 정원인 23명에 맞춰 10명을 추가 채용해야 하는 숙제가 있지만, 과거 출범 초 1~2년간 혼란을 겪은 헌법재판소나 국가인권위원회의 경우처럼 속도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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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 2월 관훈클럽 포럼에서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공수처가 '법의 지배'를 실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법이 정치에 예속되는 '법에 의한 지배'가 아니라 합리성이 지배하는 법이 독자적으로 무엇이 옳은지를 추구하는, 정의의 원칙에 따라 우리나라 수사기관이 운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가 초심대로 중립성을 확보한다면 수사를 위한 동력과 국민적 지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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