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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러가 몰려온다]플랫폼경제 커지는데…정규직만 강조하는 정부

최종수정 2021.04.19 11:45 기사입력 2021.04.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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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 감소·긱 경제 등 급변…'경기 회복=정규직 증가' 옛말
정부, 국민취업지원·공기업 자회사 설립 등 정규직 전환 모색
고용 경직성·일자리 창출 저해…플랫폼 노동자 산재 보호 등 절실

[N잡러가 몰려온다]플랫폼경제 커지는데…정규직만 강조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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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고용시장에선 본업 외에 부업을 찾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정작 정부 정책은 이 같은 고용 형태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쿠팡 등 플랫폼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고용시장에는 본업 외에 배달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플랫폼 종사자가 179만명(전체 고용시장의 7.4%)으로, 2018년 54만명보다 3.3배 급증했다. 반면 정부의 고용정책은 국정과제로 내세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치우치면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비정규직과 청년·여성·고령자 등 고용 취약계층의 정규직 취업자 수를 늘리는 쪽으로 정책을 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당선 직후 인천국제공항을 찾아가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강조했다. 이후 공공기관들은 정규직으로 흡수하기 위한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말까지 4년간 19만953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민간기업의 정규직 채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도 내놨다.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직업계고교생에게 1인당 400만원을 주는 '고교 취업 연계 장려금' 제도를 만들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용시장이 변했지만 현금성 지원으로 정규직 취업자 수를 늘리는 정책 기조는 여전했다. 사업주들이 어려워지자 예산을 투입해 고용유지지원금(휴업·휴직 비용 보전)을 지급하는가 하면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도 마련했다.


정규직 위주의 정부정책에 민간기업들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익명을 요청한 배달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후 일시휴직한 직장인들이 대거 배달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정규직으로 유도하려는 회사측의 방침에 오히려 현장에서 반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정규직 우선 정책은 고용의 경직성과 신규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을 기조로 한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제 확대 등 노동자 보호대책은 정규직 강화라는 정부 모토와 함께 고용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또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에서 보듯 현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이라는 가치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플랫폼 노동자 대책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플랫폼 노동자 대부분 안전상 위험이 큰데 사업주가 아니라 개인이 사고 비용을 책임지는 게 대표적이다. '한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고, '1주당 최대 52시간 미만을 일해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중개 등을 통해 노무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 대리운전, 퀵서비스, 배달기사, 가사노동자 등은 '고용계약'을 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업무위탁계약'에 따른 특고 신분이 된다. 4대보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유급휴가, 퇴직금 등을 받지 못한다. 지난해 말 정부가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을 발의했지만, 이들의 종사상 지위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퀵서비스 기사(플랫폼 기반 배달노동자)의 산재 신청건수는 1047건인데, 정부의 교통사고 재해조사는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청년 N잡러의 가장 큰 고민인 '주거 대책'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사람 중심의 플랫폼 경제를 위한 플랫폼 종사자 보호 대책'에는 주거 관련대책은 하나도 담겨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정부정책의 초점이 정규직 일자리 보호 보다는 새로 나타나는 일자리 형태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회복돼도 기업의 정규직 공개채용 증가보단 N잡러와 플랫폼 근로자, 특수고용직(특고), 시간제 근로자 등이 늘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기회복으로 상용근로자는 전년동월대비 20만8000명 늘었는데, 임시·일용근로자 역시 20만6000명과 4만1000명 늘었다.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정규직으로 흡수할 수는 없단 얘기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종·직무·제도 등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고용 의제중 하나는 플랫폼 비즈니스"라며 "'N잡러=비정규직'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정규직을 포함한 전문직 플랫폼 근로자가 전체 플랫폼 근로자의 약 30%인 미국처럼 N잡러라도 종사상 직위가 아니라 성과에 맞게 급여를 주는 체계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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