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쓰레기봉투에?" 동물 버리는 사회, 어떻게 해야 할까
반려인구 1500만 시대 명암···버려지는 동물들
"반려동물들 쉽게 팔리고 버려져"···동물 분양 절차 규제해야
동물 보호·복지 전담 공무원 지자체당 1.1명···전담 인력 확충 필요성
[아시아경제 이주미 기자] 반려인구 1500만 사회.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동시에 버려지는 동물도 늘어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반려동물 분양 절차를 규제하는 등 동물 보호를 위한 제도를 도입하고 전담 인력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8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 한 재개발지역에서 살아있는 몰티즈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긴 채 유기됐다. 당시 봉투에 담겨 얼굴만 겨우 내밀고 있던 몰티즈는 탈수 증세 등이 있었고 제대로 걷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몰티즈는 반려동물 등록이 안 돼 있어 주인을 찾지 못했고, 결국 한 동물단체에서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쓰레기봉투 안에 버려진 몰티즈처럼 유기되는 동물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관리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된 유실·유기 동물은 12만8678마리다. 2019년 13만3505마리보다 3.6% 감소한 수치지만 2017년 10만840마리, 2018년 11만8719마리로 꾸준하게 증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줄어들었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
◆ 계속되는 동물 유기···'반려동물 분양 절차 규제해야'
일각에서는 간소한 분양 절차가 동물 유기의 한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과 같은 제도에서는 반려동물을 쉽게 사고팔 수 있어 동물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확립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코와 입이 잘린 상태로 버려진 몰티즈 '순수'의 이야기가 알려진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반려동물 분양 절차를 법으로 강력히 규제해달라'는 청원은 약 6만 명이 동의했다.
당시 순수를 구조했던 청원인은 "현재 반려동물들은 아무런 제재나 규제 없이 쇼핑하는 물건처럼 사고 팔리고, 버려지고 있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추기 위한 교육 수강을 해 수료증 이수 혹은 자격증제를 도입해 아무나 분양할 수 없는 절차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환희 유기 동물 입양플랫폼 '포인핸드' 대표도 지난해 7월 '시사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유기동물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동물 생산업과 판매업으로 규정·관리되고 있는 반려동물 분양 단계에 있다"며 "큰 벽 없이 누구나 반려동물을 물건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무책임한 동물 유기가 빈발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 분양 절차 관련 규제에 대한 법안 마련은 요원한 실정이다. 지난 1월27일 반려동물 소유·사육 전 교육을 받아야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접수 단계를 겨우 통과한 상태다. 한국펫산업소매협회 등 관련 업계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법이 실제로 시행될지도 미지수다.
◆ 부족한 동물보호 전담 인력···제도 '유명무실'
현실적으로 당장 분양 절차 단계에서 규제할 수 없다면 분양 그 이후에 대해서라도 더욱 강화된 관리와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정부는 지난달 12일부터 동물 학대와 동물유기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고, 동물 등록률을 높이기 위한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과 및 시행령· 시행규칙을 시행했다. 이밖에 전국 지자체들도 다양한 동물 복지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와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현장 인력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8월 농림부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에서 반려동물 보호·복지 업무를 전담하는 공무원은 지자체당 1.1명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국 반려동물을 위한 제도를 도입해도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반려동물 등록제'가 대표적이다.
반려동물을 유기하거나 잃어버리는 경우를 대비하고, 소유자의 책임 의식을 높이기 위해 동물과 소유자의 정보를 행정기관에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한 제도지만, 등록률이 낮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농림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3년 동안 전국적으로 415건이 반려동물 미등록으로 과태료 등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전북지역은 41%(2019년 기준), 김해지역은 27%(2020년 기준) 등으로 제도가 시행된 지 7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자리를 못 잡은 상황이다.
이렇게 등록률이 낮음에도 제재가 잘 이뤄지지 않는 데에는 '인력 부족'이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있다. 같은 기간 동안 단 3건의 행정처분이 이뤄진 충북 청주시 관계자는 지난 2월 KBS와의 인터뷰에서 "단속 인원이 적은 것도 문제고, 산책하러 나오시는 분들은 동물 등록을 거의 다 한 경우가 많다"며 "집마다 방문하면서 단속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 전문가도 동물 보호 실현을 위해서는 전담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지난 2019년 '경기도 동물복지 정책 토론회'에서 이성식 경기도 수의사회 회장은 "모든 사업은 조직과 예산이 필요한데 경기도의 경우 지역이 광범위한데도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이 부족하다"며 "단속도 인원이 확보돼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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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지난 2월 동물 보호와 복지를 전담하는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기수 청와대 농해수비서관은 "지자체의 동물보호·복지 전담 인원을 늘려 동물 보호를 위한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물보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 동물 소유자 등에 대한 동물보호 교육을 강화하고, 초·중·고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하여 동물 보호·복지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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